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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법 1년, 현장에선…] 사고나면 일단 CEO 책임?… `금융판 중대재해법`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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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부통제 강화안 마련
판단기준 모호·자의적 해석 우려
[중대재해법 1년, 현장에선…] 사고나면 일단 CEO 책임?… `금융판 중대재해법` 도마 위
연합뉴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에게까지 책임을 물리는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가동중인 금융당국은 조만간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8월 금융회사 내부통제제도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TF를 꾸려 논의를 진행해왔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내부통제 제도개선 TF 중간논의 결과를 발표했는데, 내부통제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CEO와 이사회, 임원 책임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먼저 내부통제의 총괄책임자인 CEO에게 가장 포괄적인 내부통제 관리의무를 부여해 금융사고 발생 방지를 위해 적정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현실적으로 CEO가 모든 금융사고를 방지하는 것은 어려운 만큼 책임범위는 사회적 파장이나 소비자 및 금융회사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한 '중대 금융사고'에 한정한다. 펀드 불완전 판매, 대규모 횡령 사고 등이 중대 금융사고의 대표적 사례다.


중대 금융사고가 발생하더라도 CEO가 해당 금융사고를 사전에 예방·적발할 수 있는 규정·시스템을 마련하고, 정상적으로 작동되도록 관리했다면 책임을 경감·면책한다.
금융회사 이사회의 내부통제 감시·감독의무도 명문화한다. 구체적으로 이사회가 CEO 등의 내부통제 관리업무를 감독하고, CEO에 대해 내부통제 관련 의무 이행현황에 대해 보고하도록 요구할 권한을 부여할 예정이다. 임원들은 CEO가 직접 담당하는 중대 금융사고 이외의 금융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책무를 부담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제도 개선으로 경영진의 사고 방지 노력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융계는 금융회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의 책임을 CEO에게 묻겠다는 금융당국의 계획을 '금융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부르고 있다. 금융사 업무 범위가 광범위하고, 부서장 전결 사항도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규제라는 비판과 함께 경영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CEO에게 책임을 묻는 중대사고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사회적 파장'이나 '영향이 심각한' 사건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 금융당국이 자의적으로 해석 가능하면서 사실상 CEO에게 모든 금융사고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다.강길홍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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