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내수·정치적 불확실성
올해 연간 '0%대' 기정사실화
"재정적자 등 근본 문제 해결을"
올해 연간 '0%대' 기정사실화
"재정적자 등 근본 문제 해결을"
![[기획] 韓 1분기 성장률 주요국 중 꼴찌 `충격`](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1202100163033001[1].jpg "[기획] 韓 1분기 성장률 주요국 중 꼴찌 `충격`")
올해 1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이 결국 주요국 중 꼴찌로 추락했다. 공통 악재인 글로벌 관세 충격 속에 고질적 내수 침체,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가중되면서 한국 경제만 유독 더 뒷걸음했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성장률 낮추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올해 연간 '0%대 성장률'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12일 대통령 선거전에 돌입한 정치권은 재원 대책 없는 감세·돈풀기 공약만 남발하며 미래 성장동력을 갉아먹고 있다.
![[기획] 韓 1분기 성장률 주요국 중 꼴찌 `충격`](http://contents.dt.co.kr/images/202505/2025051202100163033001[2].jpg "[기획] 韓 1분기 성장률 주요국 중 꼴찌 `충격`")
1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0.246%로 지금까지 1분기 성장률을 발표한 19개 나라 가운데 가장 낮았다. 세계 1위 경제 대국이자 자국 관세 정책 혼란에 가장 직접적 타격을 입은 미국의 역성장(-0.069%) 수준은 한국과 비교하면 미미하다.
한국의 세계 하위권 성장 성적표는 벌써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우리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만 해도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1.3%로 주요 37개국(콜롬비아·리투아니아 제외 36개 OECD 회원국+중국) 가운데 중국(1.5%)에 이어 6위 수준이었다. 하지만 곧바로 2분기(-0.228%) 뒷걸음치면서 32위로 추락했다. 3분기(0.1%)에도 뚜렷한 반등에 실패하면서 26위에 그쳤다.
우리 경제의 큰 축인 수출은 미국발 관세 충격에 내우외환 상황에 직면했다. 여기에 소비·건설투자 등이 살아나지 못한데다 12월 계엄, 탄핵 정국까지 이어져 내수는 더 위축됐다. 결국 작년 4분기(0.066%·29위) 역시 0%대 성장률과 함께 29위로 주저앉았다.
해외 IB 대부분이 지난 한 달간 우리 경제 전망치를 일제히 큰 폭으로 낮췄다. 주요 IB 8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말 평균 0.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말 평균 1.4%에서 불과 한 달 새 0.6%포인트(p)나 하향 조정됐다. 이처럼 가파른 하락은 이례적이다. 전체 국내외 기관 중 28곳이 한은(1.5%)보다 낮은 전망치를 제시했다.
내년도 녹록지 않다. 주요 IB 8곳이 제시한 내년 우리 성장률 전망치는 3월 말 평균 1.8%에서 4월 말 평균 1.6%로 0.2%p 낮아졌다. 이미 한은의 지난 2월 수정 전망치(1.8%)를 밑돌기 시작했다. 바클리(1.8→1.4%), BOA(2.0→1.3%), 씨티(1.6→1.3%), JP모건(2.0→1.9%), HSBC(1.9→1.4%) 등 절반이 넘는 IB들이 전망치를 낮췄다.
한은도 오는 29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출 가능성이 높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오는 14일 '상반기 경제 전망'을 공개한다. KDI는 지난 2월 우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에서 1.6%로 낮췄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상당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려면인플레이션 상승, 재정 적자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잠재성장률 0%대 진입 속도가 더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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