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석 국민의힘·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발의
코레일 철도 차량 65% 이상 노후화…"재원 방안 마련"
지난 5년간 차량 고장 4일에 한 번꼴…안전 우려↑
정치권 한마음 한뜻, 당파 초월 의원 54명 발의 참여
국회의 입법 기능은 국민의 삶과 직결됩니다. 좋은 법은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지만 반대의 경우 불편함과 불이익을 초래합니다. 이는 국회의원이 충분한 논의와 신중한 검토를 거쳐 법안을 발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법안들 중 내 삶과 가족, 일터와 사회에 의미가 있거나 울림을 주는 법안을 소개하고 그 필요성과 의의를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편집자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 [의원실 제공]
극단적 대립을 이어가고 있는 정치권이 오랜만에 법안을 공동으로 발의했다. 노후 KTX 차량을 적기에 교체할 수 있도록 국가 예산을 지원하는 게 골자로 국민 안전과 직결된 민생 문제인 만큼 당파를 초월한 협치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윤영석 국민의힘·손명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KTX 교체 비용 일부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철도산업발전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공동 대표발의했다. 특히 여기에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의원 총 54명이 발의자로 함께 이름을 올렸다. KTX 차량 교체를 국가가 지원할 수 있도록 명문화했다.
윤 의원이 지난해 한국철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한국철도공사 기관보유 열차·노후 차량 관리 현황' 자료를 보면 한국철도공사가 운영 중인 차량 1만4277량 중 65.5%에 해당하는 9354량이 차종별 기대수명·보유차령을 초과해 심각한 노후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철도차량 고장 건수는 총 445건으로 연평균 89건 발생했다. 나흘에 한 번꼴로 고장이 발생한 셈이다. 이중 △부품 불량 266건 △제작결함 134건 △인적요인·기타 45건 등 부품 불량과 제작결함으로 인한 장애가 90%를 차지했다.
2004년 최초 도입된 KTX-1 열차 46대의 안전 운행 연한은 30년이다. 이에 오는 2033년까지는 대체 열차을 도입해야 하지만 KTX 요금이 14년간 동결된 데다 코레일의 높은 부채 수준 등을 감안하면 이를 적기에 수행하기는 어렵다는 게 윤 의원실의 설명이다. 코레일의 누적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21조원에 달한다. 코레일에서는 KTX-1 열차 46대를 전량 교체할 경우 약 5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시기를 맞추려면 늦어도 2027년에는 발주에 들어가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 비용을 전부 운임으로 충당하려면 KTX 운임을 25%까지 높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문제는 노후화한 철도차량을 방치하는 게 단순한 비용 문제를 넘어서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KTX의 주행 가능한 최대 속도는 시속 330㎞에 이른다. 700톤에 달하는 KTX가 승객과 짐까지 싣고 시속 330㎞ 가까이 달리다 보면 차체와 부품이 마모되면서 작은 결함에도 대형 재해가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열차 고장·사고 원인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내구 연한이 다 된 노후 차량 영향도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 안전뿐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 K-철도산업 발전 차원에서도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KTX가 개통한 지 20년 된 지난해 기준 일일 이용객은 2004년 7만명에서 2024년 22만명으로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기존 교통수단 대비 50%의 시간 단축(전국 1일 생활권 실현)으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시간적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우리나라 철도산업은 2010년 한국형 고속열차인 KTX-산천에 이어 2020년 동력분산식 철도인 KTX-이음, 2024년 순수 국내 독자 기술로 320㎞/h급 KTX-청룡을 제작·운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는 우즈베키스탄 수출 등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하고 있다.
윤 의원은 "철도 안전은 국민의 편익과 안전에 직결된 중대 사안으로 대규모 교체 시기를 앞둔 이 시점이 철도의 재무 건전성 확보의 골든타임"이라며"기관의 만성적자 해소와 노후 철도차량 교체 재원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등 관계 부처는 국민 안전과 급증하고 있는 철도 수요에 대응하기 위할 뿐만 아니라 K-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KTX의 적기 교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KTX 교체 사업을 통해 K-철도 산업이 2030년 500조원 규모 이상 예상되는 세계 철도 시장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해 수출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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