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121억원을 들여 신축한 빌딩을 4년만에 매각키로 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26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관계부처 비상경제대책회의에 따라 매각계획대상에 포함된 서울 신사동 '나라키움 신사' 빌딩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37개월에 거쳐 121억원을 들여 새로 개발된 국유재산인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 기획재정부는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캠코가 제출한 총 4건의 위탁개발사업을 총 사업비 904억원 규모로 승인했다. 이번 매각계획에 포함된 '나라키움 신사' 빌딩은 그 중 하나다.
위탁개발사업은 캠코가 개발비용을 조달해 국유지를 개발·운영하고, 개발재산과 그 이익을 국고로 귀속시키는 제도다. 현재 캠코의 자회사인 캠코시설관리가 총 22여건의 개발국유재산 등을 관리하고 있다.
'나라키움 신사'는 건물 내부에 행정업무시설을 40% 두는 것을 계획하고 개발했지만 현재 100% 임대로 운영하고 있는 알짜배기 자산이다. 이를 4년 만에 유휴 재산으로 분류해 매각대상으로 결정했다.
'나라키움 신사' 빌딩 외에도 총 114억원의 개발비용을 들여 개발한 '삼성동 A/B 빌딩', 총 35억원을 들여 개발한 논현동 등 임대형 주택도 이번 매각 계획에 포함됐다.
이를 모두 더하면 총 270억원 이상을 들여 개발하고, 연간 최소 25억원 이상의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매각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국유재산 헐값 매각의 시작을 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양정숙 의원은 "국유재산으로 잘 활용하기 위해 세금을 들여 애써 신축한 빌딩을 고작 4년만에 팔아야만 하는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특히 매각 계획 대상 건물들은 행정재산으로서의 활용도가 높은 곳인데 굳이 매각키로 한 것은 고이율의 적금을 깨서 쓰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재부는 이번 매각 역시 국유재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진행되므로 투명·공정하게 추진될 것이라 표면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해당 위원회가 개발을 결정해놓고 4년 만에 다시 매각을 결정하는 것은 웃지 못할 촌극"이라며 "정권의 요구에 따라 손바닥 뒤집듯 변경되는 정책 기조 아래, 사실상 위원회는 캠코의 면피를 위한 거수기 기능만을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