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코로나 영향 美 사례 분석
"이탈자 급증에 수급불균형 심화
재진입위한 양질 일자리 늘려야"
"이탈자 급증에 수급불균형 심화
재진입위한 양질 일자리 늘려야"
한국은행 조사국 모형연구팀 오태희 과장, 이솔빈 조사역이 30일 펴낸 '코로나19가 미국 고령층의 노동 선택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서 "16~54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55세 이상의 고령층은 여전히 위기 이전수준을 상당폭 하회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고령자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고령층의 노동선택이 노동수급, 임금 등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늘어나고 있어 최근 노동공급 행태가 더욱 중요해졌다.
보고서는 2006∼2020년 미국 고령자 패널자료(HRS)를 이용해 다항 로지스틱 모형으로 인구사회학과 경제적 변수가 고령자의 노동 선택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근로 여건 변화가 노동시장 이탈과 재진입에 주로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특히 연금·건강보험 혜택 등을 제공하는 양질의 일자리 축소가 고령자의 조기 은퇴와 노동시장 재진입 지연에 기여하는 바가 컸다.
우선 직장연금 혜택을 받는 근로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편입, 즉 일터를 떠날 확률이 25.8∼33.4%포인트 줄었다. 또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경우 이 확률은 8.2∼9.6%포인트 감소했다. 반대로 직장이 연금과 건강보험 혜택을 제공하면 일터로 돌아올 확률이 37.8%포인트, 6.1%포인트 증가했다. 사업자로서 연금을 납입할 수 있으면 자영업 진입 확률도 8.4%포인트 상승했다.
또한 종사상 지위별로 살펴봤을 때 자영업자가 임금근로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보고서는 "정부의 이전지출 확대로 임금근로에서 자영업으로 전환이 축소된 가운데 경제봉쇄로 인한 경영난 가중으로 폐업 후 비경제활동인구로의 편입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에 보고서는 "노동 재진입을 위해서는 근로 여건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터를 떠난 기간이 1년 늘어날 때마다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확률은 0.6%포인트씩 떨어졌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활동 위축 등이 충분히 해소될 경우 고령층의 고용 회복이 빨라질 수 있지만 이경우에도 생산성 하락과 근로의욕 감퇴 등이 노동공급 회복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고령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할 만한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을 경우 전반적인 노동수급 차질 현상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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