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위성사진 등을 통해 7차 핵실험을 강행할 수 있다는 정황이 확인된 가운데 북한에 '국가핵동력위원회'라는 명칭을 가진 기관의 존재가 새로 확인됐다. 지난해 1월 제8차 조선노동당 대회 때 5개년 경제계획에 '핵동력 공업 창설'을 포함한 것과 관련해 신설된 기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23일 조선중앙TV에는 지난 19일 사망한 고(故) 현철해 인민군 원수의 빈소 모습이 나왔다. 여기에 국가핵동력위원회 명의로 된 근조 화환이 포착됐다. 북한 관영매체와 선전매체를 통틀어 '핵동력' 명칭을 가진 국가 기관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역시 기관의 성격과 역할은 파악하는 중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북한은 1992년 '원자력법'을 처음 제정한 이후 내각에 원자력총국을 뒀고 이후 원자력위원회, 원자력공업부, 원자력공업성 등 상황에 맞춰 조직을 재편해왔다. 이에 완전히 새로운 기관이라기보다는 기존 내각 산하의 원자력공업성을 확대 재편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최근 등장한 국가핵동력발전위원회의 경우 단순히 핵을 무기화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 아니라 전력난 해소 등을 위한 '원자력 산업' 진흥을 위한 기관일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에서 "전망적인 수요, 앞으로의 주객관적 변화에도 대처하는 중장기적인 전략을 가지고 새로운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건설, 핵동력공업 창설을 힘있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당시 당대회 직후 열린 최고인민회의에서는 후속조치로 '새로운 화력발전소와 수력발전소 건설, 핵동력공업 창설' 등에 관한 내각 보고서가 채택됐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 포털에 따르면 북한의 전력 생산량은 2020년 기준 239억㎾로 남한 (5522㎾)의 4.3%에 불과했고, 지난 20년간 줄곧 200억㎾를 넘나들며 생산량 증가가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북한이 최근 대북제재로 석유 수입이 어렵고, 자력갱생을 경제발전의 기조로 삼은 만큼 원전 건설이 간절한 상황이다.
한편 북한은 1994년 제네바 합의로 핵무기를 포기하는 대신 경수로를 받기로 했지만, 2002년 고농축우라늄(HEU)을 축적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경수로 사업이 2003년부터 중단됐고 이후 만성적인 전력난에 시달렸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1일 조선중앙TV에 북한의 '국가핵동력위원회' 명의의 근조화환이 포착됐다. 이는 지난 19일 사망한 북한 고(故) 현철해 조선인민군 원수의 빈소에 진정된 것이다. 조선중앙TV 화면=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