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직면한 스리랑카의 신용등급이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5일(현지시간) 경제난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스리랑카의 국가 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내렸다.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S&P는 이날 일시적 디폴트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의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CC'에서 'SD'로 세 계단 하향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S&P는 스리랑카 정부가 지난 12일 채권 이자 7800만 달러에 대한 일시적 디폴트를 선언했으며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지나도 이자를 갚을 능력이 없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 13일 S&P는 스리랑카 신용등급을 'CC'로 강등하고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하면서 다음 이자 지급일인 18일에도 대외 부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신용등급을 'SD'로 다시 내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다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난 18일 스리랑카가 연속적인 디폴트로 향해 가고 있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Caa2'에서 'Ca'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Ca' 등급은 디폴트 등급 바로 위 '디폴트 임박' 등급으로 무디스로부터 Ca 등급을 받은 국가로는 스리랑카 외 아르헨티나, 잠비아, 쿠바 등이 있다.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는 약 510억달러에 이르지만, 외화보유고는 3월 말 현재 19억3000만 달러에 불과하다. JP모건체이스 등의 분석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올해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70억달러, 5년간 갚아야 할 대외 부채는 250억달러다. 지난 몇 년 동안 주력 산업인 관광 부문 붕괴와 대외 부채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스리랑카는 지나친 감세 등으로 재정정책까지 실패하면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다.
여기에 외화 부족으로 인한 생필품 부족과 물가 급등으로 민생이 파탄 상황에 빠지면서 곳곳에서 반정부 유혈 시위가 벌어지는 등 정치적 혼란도 심해지고 있다.
스리랑카 언론과 외신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일시적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한 스리랑카와의 구제금융 지원 관련 첫 협상에 대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알리 사브리 스리랑카 재무장관이 이끄는 협상팀은 지난주부터 미국에서 IMF 측과 협상 중이다. 스리랑카는 이번 협상을 통해 40억달러가량의 구제금융을 받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은행(WB)은 의약품 구매 지원 등에 사용될 1000만 달러 등 스리랑카 긴급 구호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 지원금은 학교 급식, 취약 계층 지원 등에도 신속하게 사용될 예정이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