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3일 미래통합당 성폭력특별위원회에 참여한 것에 대해 "고민을 해봤는데 거절할 타당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입법 필요성이 있는 정책을 제안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참여)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통합당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파헤치고자 만든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에 최근 합류했다.
이 교수는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통합당이 '이런 특위를 만들고 싶다, 참여해서 도움을 줄 수 있느냐, 정책제안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통합당에서 일을 해보지 않아 잠깐 망설였다"며 "지난 20년 동안 여성 피해를 어떻게든 보고하고, 실상을 알리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류 이유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특히 "20대 국회 마지막에 '텔레그램 n번방' 방지법도 통과됐지만 그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아직도 입법을 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다. 스토킹방지법이 10개도 넘게 발의가 됐는데 통과가 안된 현주소를 생각할 때 굳이 당을 가리면서까지 제한적으로 지원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통합당이 과거 여성관련 화두에 무관심했다는 비판과 관련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 통합당의 성폭력특위에 제가 참여한 것"이라며 "(통합당에) 교육의 필요성 이런 것들이 있다고 생각했다. (통합당을) 교육도 하는 등 그런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다만 이 교수는 정치에는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교수는 "정치를 할 생각도 없고 하다 보니까 거절의 타당한 이유를 찾을 수 없어서 합류한 것"이라며 "지금 2차 가해 행위 같은 것은 처벌 조항이 없다. 그런 일에 대한 정책 제안도 할 수 있으면 어디서든 할 생각"이라고 했다.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국회 차원의 특별위원회 구성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다양한 종류의 조직 내 성희롱이나 성폭력과 연관된 사건들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며 "통합당을 설득하면 충분히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지난달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젠더 토크 콘서트'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