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세계 주요국들의 석탄 발전량이 줄어든 가운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전히 석탄발전 의존도가 높아 정부가 추진하는 '그린 뉴딜'에 보다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6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월별 전력 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전체의 전력 생산량은 738.3TWh(테라와트시)로 집계됐다. 이는 2006년 1월 이래 1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특히 같은 기간 OECD 회원국들의 석탄 발전량은 작년 동기 대비 23.0%나 감소했다.
IEA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가별 봉쇄조치와 제조업 불황에 따른 전력 수요 감소로 전력 생산량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4월 한 달 전체 발전량은 41.2TWh로, 지난해 대비 4.8%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석탄 발전량은 14.6TWh로 오히려 전년 대비 1.7% 늘었다. 한국의 석탄 발전량은 전체 에너지원 중 35.5%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다. OECD 회원국들의 석탄 발전량이 전체 에너지원 발전량의 16.5% 수준으로 천연가스, 원자력보다 낮은 비중을 차지한 것과 차이가 있는 부분이다.
국내 환경단체들은 "석탄발전과 그린 뉴딜은 함께 갈 수 없다"면서 그린 뉴딜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화된 석탄발전 감축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전력공사 등 발전공기업이 석탄발전 해외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 역시 정부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전은 인도네시아 자바 섬 서부 반튼 주에 총 2000메가와트(㎿)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각 1000㎿)를 짓는 자바 9·10호기 석탄화력발전소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황인철 녹색연합 팀장은 "신규 석탄발전사업의 재무적 위험성을 알고도 방관한 정부와 금융주선을 한 공적금융기관은 마땅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리는 그린 뉴딜을 위해서라면 석탄발전사업과 그린 뉴딜은 함께 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은진기자 jineun@dt.co.kr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전력공사 서울본부 앞에서 녹색당원 등이 한전의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 결정 철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