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점토해야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9일 "아시아나항공 인수상황 재점검 및 인수조건 재협의 등 한국산업은행 및 계약 당사자들 간의 진정성 있는 노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성공적으로 종결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오는 27일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를 밝혀달라고 요구한 것에 따른 답변이다.
지난해 12월 27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고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키로 했다. 하지만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대해 HDC현산 측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재무구조 및 인수조건 등에 대해 재협의해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인수 계약 체결일 이후 계약체결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인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인수 가치를 현저히 훼손하는 여러 상황'들이 명백히 발생되고 있다는 것이 HDC현산 측의 주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인 지난해 12월과 비교해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됐고,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4조5000억원이나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2019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으며, 자본총계 또한 2020년 1분기말 현재 2019년 반기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해 자본잠식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당기순손실 역시 지난해 12월말 공시 대비 증가된 2019년 순손실과 2020년 1분기 당기순손실을 합해 모두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아울러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4월 21일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에 긴급자금 1조7000억원 추가 차입 및 차입금의 영구전환사채 전환·정관 변경·임시주주총회 개최 계획 등을 통보한 후 사전동의 없이 다음날 이사회에서 본건 추가자금 차입을 승인했다. 같은 달 24일에는 부실계열사에 대해 1400억원을 지원하기로 통보한 바 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계약 체결일 이후 확인되고 발생한 이같은 상황들에 대해 지난 4월 이후 두 달간 약 11회에 이르는 공문 등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등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 및 전망, 기준 재무제표상 재무상태와 계약 체결 이후의 재무상태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 이유, 계약 체결일 이후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차입금의 사용 용도, 차입 조건, 상환 계획, 영구전환사채로의 변경 조건, 영구전환사채의 주식으로의 전환 조건 등 중요한 자료의 제공을 포함하는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HDC현산 측은 "신뢰할 수 있는 충분한 공식적 자료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HDC현산은 인수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계약 기준 재무제표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에 따라 작성돼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상황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존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한다고 요구하며, 자본구조 변동 가능성에 대한 대책 마련·인수계약과 인수조건에 대한 재협의가 선행돼야한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이번 공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성공적으로 인수해 발전시킴으로써 향후 우리나라 항공산업의 정상화와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며 "회사는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위해 노력할 선관주의 의무와 그에 따른 여러 엄격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