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위해 또다시 칼을 빼 들었다.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의 민간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의 분양권 전매제한을 소유권 이전 등기시까지로 강화하고 아울러 최근 급증하고 있는 투기성 짙은 법인의 주택 거래에 대해 집중 들여다본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이런 내용의 실수요자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현재 규제지역이 아닌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 민간택지에서 건설·공급되는 주택은 6개월의 전매제한 기간을 적용받고 있다. 그러나 전매제한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점을 이용해 분양권 전매 목적으로 청약을 하는 투기수요가 유입되면서 올해 분양단지 중 40% 이상이 2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청약 과열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또 최근 3년간(2017년∼2019년) 수도권·광역시 민간택지에서 20대 1을 넘는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된 단지를 분석한 결과, 평균적으로 당첨자 4명 중 1명은 전매제한기간 종료 후 6개월 내 분양권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전매행위 제한기간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8월까지 주택법 시행령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국세청,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감정원과 함께 투기성이 짙은 법인·미성년자·외지인의 이상거래에 대한 집중 조사를 추진한다. 또 부동산 투기 및 탈세의 통로로 악용될 소지가 많은 법인 부동산 거래의 투명화와 실거래 조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법인이 주택을 거래하는 경우 별도의 신고서식을 제출하도록 하고 법인이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 거래지역 및 거래가액과 무관하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한다.
정부는 앞서 투기과열지구 등 규제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법인 주택거래에 대해 지난 1∼3차 실거래 관계기관 합동조사 시 자금조달계획서 검증 등을 통해 법인세 탈루, 법인사업자 대출 용도 외 유용 등 불법 의심거래에 대한 조사를 강도 높게 추진했다. 그러나 최근 과열이 관측되는 수도권 비규제 지역 등의 경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및 합산과세 등 개인에 대해 적용되는 대출·세제상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부동산 매매법인 등을 설립하고 주택을 매수하는 법인 거래가 지속 증가하고 있음에도 해당 지역 주택거래 중 상당수는 자금조달계획서(자조서) 제출대상에서 제외돼 자조서에 기초한 투기에 대한 실효적 대응에 한계가 있었다.
김영한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규제지역·비규제지역 등 대상지역을 막론하고 부동산 투기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목적의 법인 거래에 대해서는 향후에도 실거래 조사, 거래정보 수집 강화를 포함한 제도개선 추진 등 고강도의 대응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정부가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에 8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 공개된 이후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급매물을 회수하는가 하면 투자성 있는지 물어보는 수요자들의 문의도 이어졌다. 사진은 용산구 이촌동 일대 부동산업소 전경.<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