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해안포 사격·비핵화 등 난제
부산=연합뉴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문재인 대통령이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전반에 걸쳐 '한반도 평화'를 강조했지만,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아세안 국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낸 것은 소기의 성과로 볼 수 있지만, 정작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하는 상황인데다 미북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곳곳에서 한반도의 평화를 강조했다. 26일 공개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에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과 'DMZ 국제평화지대화' 구상을 설명하였으며, 아세안 정상들은 비핵화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안정 구축을 위한 문 대통령의 그러한 의지와 구상을 환영하였다'는 문구가 담겼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특별정상회의 본회의 1세션 중간발언에서도 "아세안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북한을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며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해 준 것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했다.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북한을 배려하는 발언이다.정부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준비과정과 일정에서도 한반도 문제를 꼼꼼히 챙겼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은 지난 15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부산 방문 가능성을 열어놓고 실무적인 준비를 해놨다"고 했고, 회의 과정에도 한반도 문제를 별도로 논의하는 특별세션을 구성해 업무 오찬을 했다. 윤수구 외교부 차관보는 "한국과 아세안 국가가 대화관계 역사상 한반도 문제로 별도 세션을 마련한 것은 처음"이라고 자평 할 정도였다.
아세안 국가도 일정 부분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아세안 국가들은 '평화·번영과 동반자 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전성명'에서 "평화적 방식을 통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구축을 지지하기 위해, 아세안 주도 지역 협의체를 활용하는 등 대화와 협력을 추진하고 촉진하여, 결과적으로 역내 항구적 평화와 안보, 안정에 기여토록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측은 한·아세안 정상회의 기간을 앞두고 해안포를 발사하는 등 차가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평도 포격 9주기와 겹치는데다 특히 포사격을 가한 창린도는 서해5도 부근이어서 지난해 제3차 평양남북정상회담 계기에 맺은 9·19 군사분야합의 위반이다. 북한을 배려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 무색해지는 상황이다. 또 북한의 경우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여전히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대북제재가 풀리지 않는 한 경제협력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적인 후속조치가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임재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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