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수입차 시장에서 일본차가 주춤한 틈을 타 경유차의 질주가 시작됐다. 불매운동 여파로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한 일본차의 판매 급감과 함께 경유차를 앞세운 독일차 영향력이 확대한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 경유차가 전년과 비교해 성장세를 기록한 것은 올 들어 10월이 처음이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에 등록된 수입 경유차는 작년 같은 달보다 34.9% 증가한 6396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연료별 비중도 28.9%를 기록해 작년 같은 달(22.8%)보다 6.1%P(포인트) 뛰어올랐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는 수입차 시장에서 경유차가 유독 맥을 추지 못했다. 판매량이 작년 같은 달보다 반 토막 이상 나며 두 자릿수 감소세를 이어왔다. 지난 4월에는 작년 같은 달보다 61.27% 줄어들며,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22.5%P나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10월들어 수입 경유차의 증가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은 일본차 업계의 부진과 독일차의 판매 재개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도요타, 렉서스 등으로 대표되는 일본차 업계는 경유차를 판매하지 않는 대신, 휘발유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주력으로 판매 중이다. 지난 10월 기준 하이브리드차는 991대가 팔려, 작년 같은 달보다 74.4% 쪼그라들었다. 연료별로 작년 같은 달보다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하이브리드차가 유일했다. 같은 달 일본차는 전년과 비교해 58.4% 줄어든 1977대에 그쳤다.
일본차가 주춤하는 사이 독일차 업체는 인기 경유차에 대한 판매를 본격화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플래그십(기함) S350d가 대표적이다. S350d는 벤츠 S클래스 대표 인기 차종으로 꼽히는데, 2018년형 모델은 물량이 없어 판매를 하지 못했다. 이후 지난 9월부터 물밑에서 2019년형 모델의 사전계약을 받아왔다. 차량 가격이 1억원을 웃돌지만, 여전한 인기를 과시하듯 지난 10월 300대 이상이 팔려나갔다.
폭스바겐도 경유차 증가에 힘을 보탰다. '개점 휴업'을 끝낸 후 판매 중인 아테온이 지난 10월까지 3113대가 팔렸다. 아테온은 전량 경유차로 판매된다. 여기에 티구안 역시 연말까지 판매량이 늘어날 예정이라 당분간 경유차 확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경유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과거와 같이 70%에 달하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전반적으로 올해 수입차 시장이 위축되는 가운데 독일차 위주로 판매가 이어지면서 조금씩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