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처음으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을 방문해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의 회동 장소로 이동하는 도중 고성이 울려 퍼졌다.
위원장과 금감원장을 향해 소리를 친 이들은 다름 아닌 우리은행 독일 국채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DLF) 판매 피해자들. 이날 금감원 내 금감원 민원센터 앞에는 우리은행 DLF 판매 피해자 다섯여명이 분쟁조정 접수를 위해 방문한 상황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피해자는 기자와 만나 "20년을 거래한 우리은행을 믿고 약 3억원을 투자했다"며 "가입 당시 위험성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DLF에 가입한 이 피해자는 이미 하락세를 타고 있었음에도 수익률이 오를 것이라는 은행 직원의 말에 가입했다고 설명했다. 가입한 지 한 달 여가 지난 6월, 스마트폰으로 수익률을 확인해보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은행직원에 어떻게 된 일이냐 묻자 직원은 "스마트폰에 나오는 수익률과 실제는 다르다"며 안심시켰다는 게 피해자의 설명이다.
이 피해자는 "이 사태가 터지고 은행 직원은 울며 죄송하다는 말 밖에 하지 않았다"며 "11월 만기 도래에 수익률이 얼마나 낮아질지 모르겠다. 가족들에게도 말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민원센터에는 하루 평균 5건의 상담이 접수된다. 해당 상품 가입 시 은행직원이 상품 구조와 위험성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이 없었다는 불완전 판매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라는 설명이다.
금감원 민원센터 관계자는 이날 은 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연금보험 상품 알아보기 위해 은행에 상담을 받았는데 연금보험 상품이 맘에 들지 않아 가입을 망설이자 안전한 상품이라면서 DLS 가입을 권유했다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금 상품을 상담 받았다 보니, 은행 측에서 고위험 상품을 권유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는 것. 게다가 서류 가입을 진행했던 직원과 서류에 판매 직원이 달라 실적 때문에 불완전 판매를 한 것이라는 호소가 접수됐다고 금감원 관계자는 덧붙였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에 대해 "공동합동 검사가 진행되고 있어서 조만간 내용을 정리해 답변할 예정"이라며 "그동안 은행이 예금상품을 주로 팔았고 펀드라고 해도 이런 위험한 펀드는 최근 현상이라서 이슈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서 생기는 갈등이라고 볼 수 있고 이를 감안해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좋은 해답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만기가 확정된 우리은행 일부 고객들의 최종 수익률은 -60.1%다. 금감원은 현재 DLF 판매사들에 대한 검사를 재개했고 분쟁조정위원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접수된 분조위 신청은 150건에 달한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우리은행이 판매한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투자 피해자들이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우리은행 위례신도시점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