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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부채 2734조… 5년만에 1036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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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8% 증가… GDP 122% 수준
부동산 대출·코로나 대응 영향
기업부채 2734조… 5년만에 1036조 급증
우리나라의 기업부채가 최근 5년 사이 1000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동산 부문으로 기업 대출이 몰려 국가 경제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경고도 나왔다.

한국은행이 20일 내놓은 '우리나라 기업부채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부채는 2023년 말 2734조원으로 2018년 이후 총 1036조원 늘었다.

연평균 증가율은 8.3%로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3.4%)의 배를 훌쩍 넘었다. 그 결과 명목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017년 말 92.5%에서 2023년 말 122.3%로 치솟았다.

주체별로는 민간기업이 919조원(81.9%) 늘며 기업부채 증가를 주도했다. 형태별로는 금융기관 대출금(+808조원·78%)이 가장 많았다. 공급기관별로는 비은행과 은행권에서 각각 연평균 13.1%, 7.9% 증가했다. 다만 2022년 하반기 이후에는 부동산 시장 부진,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증가율이 둔화됨에 따라 2023년(+4.5%)에는 2010~2019년 코로나 이전 장기평균 수준(+4.8%)을 하회했다.

한은이 분석한 기업대출 증가요인은 크게 2가지다.

우선 2010년대 중반 이후 부동산 경기 활황세를 타고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이 급증했다. 다만 2023년 이후에는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부문 대출이 소폭 감소 전환하는 등 관련 부채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되기도 했다.

코로나 위기에 대응한 개인사업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조치도 기업부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개인사업자 대출 증가규모는 2017~2019년 연평균 24조원에서 코로나 피해기업에 대한 보증 지원과 대출상환 유예 등에 따라 2020~2022년 연평균 54조원으로 확대됐다.


기업부채 2734조… 5년만에 1036조 급증
한은 제공.

한은은 다만, "향후 코로나 지원 조치가 점차 정상화되면서 관련 부채의 조정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부동산 부문과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일반기업의 경우 2020년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업황 부진에 따른 영업자금 수요와 시설투자자금 수요가 모두 늘어나면서 부채가 증가했다.

한은은 그러나 국내 일반기업이 빚을 내는 동시에 유상증자·기업공개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도 나선 결과, 건전성 측면에서 대체로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기업의 부채비율(2022년 기준 122%)은 독일(200%), 일본(145%), 미국(121%) 등과 비교하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기업부채 2734조… 5년만에 1036조 급증
한국은행 제공.

다만 일반기업의 경우도 한계기업(이자보상비율이 3년 연속 100% 미만인 기업)의 부채 비중이 커지는 등 부채의 질이 떨어지는 사실은 위험 요소로 꼽혔다. 전체 일반기업 차입 부채 대비 한계기업 부채의 비율은 2021년 말 14.7%에서 2022년 말 17.1%로 높아졌다.

류창훈 한은 시장총괄팀 과장은 "기업신용이 전체 국가경제 관점에서 생산적인 부문으로 적절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점에서 부실우려가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에 대한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통해 부동산 부문의 점진적인 디레버리징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외 통화정책 기조 전환 과정에서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부동산 부문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적절히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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