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 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김인권의 오하요우 재팬] 접시를 먹는다고요?](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2002102369660001[1].jpg "[김인권의 오하요우 재팬] 접시를 먹는다고요?")
한 다큐멘터리 기획자가 아이디어를 내서 열린 이 행사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약 한 달 동안 100만엔(약 1000만원)을 모으는데 성공해 2차 3차까지도 계획하고 있으며, 이번 이벤트를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탈 플라스틱' 환경운동에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게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이렇듯 탈 플라스틱 운동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일본의 한 식품기업이 출시한 제품이 매우 눈에 띈다. 아이치현에 있는 마루시게 제과가 개발한 '먹을 수 있는 접시'가 그것이다. 주로 전분을 활용해 만든 타원형과 사각 접시 모양의 두께 5㎜정도의 조금 딱딱한 전병같은 느낌의 제품이다. 원래 일본이나 한국에서 누구나 즐겨 먹던 모나카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회사인데, 큰 이벤트가 열리고 나면 플라스틱 계열의 수많은 접시들이 쓰레기로 버려지는 모습을 보고 조금이라도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쓰레기들을 줄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해 이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한다.
![[김인권의 오하요우 재팬] 접시를 먹는다고요?](http://contents.dt.co.kr/images/201906/2019062002102369660001[2].jpg "[김인권의 오하요우 재팬] 접시를 먹는다고요?")
주로 다양한 식품들을 담아서 먹고 난 후 접시마저 먹어버리는 즐거움을 안겨줌과 동시에 환경보호라는 사회 공헌까지 연결시키겠다는 목적을 갖고 출시됐는데, 새우맛, 자색고구마맛, 양파맛, 군옥수수맛 등 총 4종류가 있다. 1시간 정도 접시에 물을 담아놓아도 전혀 물이 새지 않고, 심지어 얼음 종류까지 담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내수성이 이 제품의 핵심기술이라고 한다. 기업체나 지자체의 대규모 행사나 축제 등에서 볶음국수 접시, 타코야키 접시, 팥빙수 접시 등으로 활용되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식이섬유를 활용한 먹는 젓가락까지 출시해 과자회사를 뛰어넘어 친환경 식기회사로의 변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도시락에 들어가는 반찬들을 분리하는 알루미늄 초소형 접시를 '먹는 김'으로 대체한 알루미늄회사,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시고 커피잔까지 먹을 수 있는 상품인 '에코프레스 마키아또'를 출시한 커피회사 등 탈 플라스틱 운동과 신규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개발해 나가는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일본인과의 대화에서 이러한 일본 기업들의 노력과는 전혀 다른 얘기를 듣게 돼 무척 놀랐다. 쓰레기와 관련된 환경보호 움직임에 있어서는 한국이 훨씬 더 앞서 있고, 이와 비교해 오히려 일본이 걱정된다는 우려였다. 일본은 아직도 편의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한국과 달리 비닐봉투가 무료로 지급되고 있고 분리쓰레기 정책도 한국과 비교하면 걸음마 수준이라고 한다.
정리해보면 양국 모두 탈 플라스틱에 있어서 고민은 많이 하고 있지만 한국은 정부의 규제가 선도하는 반면 일본의 경우는 기업들이 신규 비스니스로 연결하면서 소비자들을 움직이게 하는 차이를 엿볼 수 있다. 어쨌든 지구의 미래환경을 위해서는 양국간 출혈경쟁도 불사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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