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기자] 올 들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주택 매입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작년 말 청약제도를 무주택자 위주로 재편하면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강남과 비교해 입지적인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가격적인 면에서는 메리트가 있는 강북지역에서 주로 매입이 활발히 이뤄졌다. 30대의 매입 비중은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성동·용산구 아파트에서 가장 많았다.
업계에선 서울 아파트값이 상당히 높은 것을 고려할 때 30대 매입자 가운데 일부는 부모의 자금 지원이 있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9일 한국감정원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연령대별 주택·아파트 매매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올해 1∼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 7795건 중 30대의 매입 비중은 26%(2034건)로, 40대(2078건, 26.7%)와 격차가 1%포인트 이내로 좁아졌다.
지난 1월 관련 통계가 처음 발표됐을 때만 해도 40대 28.4%, 30대 25.4%로 격차가 났지만, 2월과 3월 들어 30대의 매입 건수가 40대를 앞지르면서 올해 1분기(1∼3월)에는 30대의 매입비중(26.7%)이 40대(26.1%)를 앞질렀다.
그러나 지난달 다시 40대의 매입 비중이 높아지며 30대와 40대가 1,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올 들어 아파트 외 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 등을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의 매입 비중에서 40대 22.0%, 50대 21.9%로 1, 2위를 차지한 것과 다른 결과다. 서울 전체 주택에서 30대의 매입 비중은 18.1%로 3위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40대와 은퇴를 앞둔 50대는 아파트 외에도 임대사업 목적의 다가구나 연립, 재개발·재건축 대상 단독주택도 많이 사지만, 30대는 생애 첫 구입주택으로 아파트를 희망하는 경우가 늘면서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매입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국감정원은 최근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 대출 및 세금 규제가 강화되면서 1주택 이상 보유비중이 큰 40대 이상보다는 무주택 실수요 중심인 30대의 주택 매입이 상대적으로 활발해진 것으로도 분석했다.
30대의 매입 비중은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성동·용산구 아파트에서 가장 많았다.
마포구는 올해 거래된 아파트의 25.3%, 성동구는 35.3%를 30대가 사들였다. 용산구는 30∼50대 매입 비중이 고른 가운데서도 30대(23.6%)가 50대와 함께 공동 1위를 차지했다.
마포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마·용·성 일대는 학군보다는 도심 오피스 단지와 가까워 직주근접을 원하면서 재개발 등을 통한 투자 가치도 중요시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소형 아파트가 밀집돼 있는 노원구와 도봉구도 30대 비중이 각각 30.8%, 27.1%로 40대를 앞질렀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아 첫 내 집 마련 지역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유주택자에 대한 주택 규제가 강화되면서 무주택 실수요층이 많은 30대가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