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IT서비스 연 5%대 성장
국내시장은 2~3%대로 저조
기업 디지털혁신 마인드 부족
국내시장은 2~3%대로 저조
기업 디지털혁신 마인드 부족
"기업들이 IT 투자의지 부족으로 디지털혁신은커녕 비용절감과 기존 시스템 운영에 급급한 상황이다. 매출대비 IT 투자비중이 글로벌 기업의 5분의 1에 그치고, 공공시장도 불공정한 사업환경이 굳어지면서 산업성장 발목을 잡고 있다."
국내 기업의 디지털혁신 마인드 부족과 후진적 공공시장 구조로 인해 'IT코리아'가 갈수록 퇴색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4차 산업혁명이 IT를 비롯한 전체 산업의 기회로 부상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투자 없이는 아마존·MS 등 글로벌 기업에 시장이 종속되는 현상이 더 심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시장조사업체 KRG의 김창훈 부사장은 지난 4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주최한 2019년 시장전망 세미나에서 "세계 IT서비스 시장이 연 5%대 성장하는 데 반해 국내 시장은 2~3%대 저성장이 고착화 되면서 시장비중이 1% 내외에서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KRG 분석 결과,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2015년 104억달러에서 2016년 106억달러, 2017년 111억달러, 지난해에는 115억달러 규모로 연 3% 내외 성장해 왔다. 반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시장은 같은 기간 8660억달러에서 8940억달러, 9310억달러, 작년에는 9870억달러로 커졌다. 세계 시장이 연 4~5%대의 성장률을 이어오고, 특히 지난해에는 5.9%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한 데 반해 국내 시장은 2010년 이후 3% 벽을 못 넘으면서 세계시장 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2%에서 2017년 1.19%, 작년 1.17%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김창훈 부사장은 "과거에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신기술 테스트베드 였지만, 혁신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1% 블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절대적 예산투입이 적다 보니 새로운 실험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RG는 올해도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3.4%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 부사장은 "전체적으로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여력과 의지가 막혀 있는 상황"이라면서 "제조업 경기악화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산업계 전반에 IT투자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글로벌 기술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KRG와 딜로이트 분석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매출 대비 IT 투자비중은 0.6%로 글로벌 기업의 3.3%와 엄청난 격차를 보이고 있다. 투자비중이 5분의 1에 그친다는 것은 절대적 투자규모 차이가 훨씬 심각함을 의미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혁신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반면 국내 기업들은 IT시스템 효율성 개선과 IT 비용절감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AI·빅데이터·클라우드 같은 4차 산업혁명 성장률이 15~20%에 달하지만 국내 기업들은 그 열매를 따먹지 못하고 있다"면서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에 4차 혁명의 수혜가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시장의 비현실적인 구조도 문제로 지적됐다. 김 부사장은 "공공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하는 SW산업진흥법 개정 후 '빅4' IT 기업은 전략 신산업을 키우고 비 IT서비스 사업과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해 매출과 수익성을 키웠지만 중견기업들은 공공정보화사업 수익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법 실효성을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왜곡된 공공 입찰제도, 비현실적 대가기준, 산업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주52시간 근로제도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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