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BMW가 주행 중 차량 화재 사고에 대한 문제를 지난 2015년부터 인지하고 태스크포스(TF)까지 구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올해 7월에서야 차량 화재 상관관계를 인지했다는 BMW 측의 주장과 대비된다. 정부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조사단의 발표대로라면 BMW가 결함은폐·축소, 늑장 리콜(결함시정)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BMW 화재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구성된 민관합동조사단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사 결과를 제출했다.
조사단은 BMW가 결함은폐·축소, 늑장 리콜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다수 확보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BMW는 올해 7월 20일에야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결함과 화재 간 상관관계를 인지했다고 했지만, 이미 2015년 10월에 BMW 독일 본사에서 EGR쿨러 균열 문제 해결을 위한 TF를 구성해 설계변경 등 화재위험을 줄이려는 조치에 착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또 2016년 11월에는 흡기다기관 클레임 TF를 구성하고, 문제가 있는 엔진에 대한 설계변경도 진행했다.
조사단은 "BMW가 2015년 EGR 쿨러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며 1년 뒤에는 EGR 문제로 흡기다기관에 천공(구멍)이 발생해 화재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까지도 파악하고 있었음을 방증하는 정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조사단은 작년 7월부터 BMW 내부보고서의 기술분석자료, 정비이력에 EGR쿨러 균열, 흡기다기관 천공 등이 구체적으로 언급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심수 공동 합동조사단장은 이와 관련해 "단정적으로 BMW가 (화재원인·결함을) 속였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TF 운영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BMW 같은 기술을 가진 회사가 여러 상황에 대해 모를 리는 없다고 추측한다"고 말했다.
BMW가 '늦장 리콜'을 실시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BMW는 올해 7월 520d 등 차량 10만6000여 대에 대한 자발적 리콜을 시행했지만, 같은 문제가 있는 EGR을 사용하는 일부 차량은 리콜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후 조사단이 해명을 요구하자 뒤늦게 추가 리콜했다.
조사단은 올해 4월 BMW가 실시한 환경부 리콜은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과 그 원인, 방법이 완전히 같은데 적어도 그 시점에는 국토부 리콜이 필요하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BMW가 결함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사단에 따르면 리콜이 실시되기 이전인 올해 상반기에 제출의무가 있었던 EGR결함과 흡기다기관 천공관련 기술분석 자료를 최대 153일 지연해 리콜 이후인 올해 9월 정부에 제출하는 등 결함을 은폐하려고 했던 정황도 포착됐다고 전했다.김양혁기자 mj@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