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후보자는 1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에게 제출한 서면질의답변서에서 "심야 시간대의 조업 쏠림 현상과 기업 간 형평성 문제 해소를 위해 산업용 경부하 요금 조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 후보자는 "취임하게 되면 산업용 전기요금에 대해서도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서 합리적인 개선 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시간대로 나눠 경부하, 중간부하, 최대부하 순으로 더 높은 요금을 적용한다. 전력 소비가 적은 심야에 남는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자는 취지였지만, 오히려 지금은 기업들이 주로 밤에 공장을 돌려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아울러 탈원전 정책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성 후보자는 "에너지전환은 경제발전에 따른 필연적 흐름으로 세계적인 추세이며, 안전하고 깨끗한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우리 사회가 반드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재계 일부에선 한전의 적자를 산업용 전기요금으로 만회하겠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작년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는 탈원전과 한전의 적자 사이에 관련성은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한국전력의 반기보고서 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으로 전력 구매 비용은 2016년 1kwh 당 80.43원에서 올해 상반기 92.31원으로 상승했다. 전력 생산 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의 비율을 높였다면 이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정부 입장에서는 올 여름 무더위로 가정용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는 불만 여론이 나왔던 만큼, 한전의 적자를 메우기 위해선 탈원전을 포기하거나 산업용 요금을 올리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별로 없다. 실제로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은 지난달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콩(연료)'과 '두부(전기)'에 비유하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 보호무역 등으로 어려운데 전기요금까지 인상하면 철강 등 주요 산업의 수익성이 더 나빠질 것"이라며 "수출 전선에도 악영향이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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