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의료로봇연구단서 시연
관절·척추·뇌 등 정밀한 수술
관절·척추·뇌 등 정밀한 수술
로봇팔 시연을 한 연구원은 KIST 로봇·미디어연구소 의료로봇연구단에 소속된 김천우 박사다. 김 박사는 "미세수술로봇을 이용하면 자국이 남는 개복수술을 할 필요없이 꼬리뼈 쪽에 작은 구멍을 낸 후 카테터를 넣어 디스크 수술을 할 수 있다"면서 "카테터 끝에 미세가위나 레이저 광섬유를 달아서 문제가 되는 부위를 자르거나 지지는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치는 강성철 의료로봇연구단장과 김천우 박사가 주도해 개발한 척추디스크 미세수술로봇 '닥터허준'이다. 3㎜ 굵기의 관을 척추 뼈와 척수신경 사이의 빈틈으로 밀어넣어 수술을 하기 때문에 큰 흉터가 남지 않고 마취도 필요 없다.
강성철 단장은 "다빈치가 외과수술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면 미세수술로봇은 다빈치로는 할 수 없는 관절, 척추, 뇌 등 훨씬 정밀한 수술을 할 수 있다"면서 "현재 상용화 준비를 마무리하고 성능평가 시험을 받고 있는 만큼 내년중 상품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들은 다빈치 이후 작고 싼 수술로봇, 중소병원에서도 쓸 수 있는 저가 개방형 미세수술로봇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로봇이 아니라 의사가 직접 카테터를 밀어 넣어 하는 디스크 수술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수술 도중에 수술 부위를 보기 위해 X레이 촬영을 여러 차례 하다 보니 보호장비를 갖춰도 방사능에 노출되는 문제가 있다. 로봇팔에 카테터를 연결해 원격으로 수술하면 이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의사가 멀찌감치 설치된 원격조정장치를 조작하면 로봇팔이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한다.
연구진은 로봇장치와 원격조정 장치를 개발했을 뿐 아니라 카테터 성능도 대폭 업그레이드했다. 카메라 성능을 높여 보다 선명한 영상을 얻도록 했다. 대상과의 거리가 멀든 가깝든 잘 볼 수 있는 렌즈를 개발하고, 화각과 화질을 기존 제품에 비해 크게 개선했다. 또 기존 디스크 수술 카테터는 굵기가 4~5㎜인데 더 얇게 만들었다.
시연은 플라스틱 병과 관으로 이뤄진 실험장치에서 이뤄졌지만 연구진은 돼지 디스크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 상용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강성철 단장은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지난 2년간 돼지를 이용한 전임상시험을 진행했다"면서 "돼지는 척추 크기나 구조가 사람과 비슷해 기기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하기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승인도 거쳤다. 최근에는 상용화를 앞두고 기업과 함께 시험평가 단계를 거치고 있다. 시험을 통과하면 내년중 양산 준비를 거쳐 하반기께 상품화한다는 계획이다. 강 단장은 "처음 선보이는 제품이다 보니 시험평가가 쉽지 않다"면서 "계속 보완점을 찾아서 개선하면서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비인후과의 부비동 수술, 대장내시경, 어깨수술 등에도 미세수술로봇이 효과적"이라면서 "어깨수술용 로봇은 아산병원과 협력하고 있고 기술이전단계"라고 설명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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