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관찰과 탐구는 창의성의 모태다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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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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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관찰과 탐구는 창의성의 모태다
배재웅 국립과천과학관장
18세기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인류 발전은 가속화 하기 시작했다. 그 이전의 세계는 사실상 빈곤의 역사였다. 유럽의 경제성장률은 연평균 0.1%에 불과했다. 그랬던 것이 산업혁명으로 1∼2%로 뛰어 올랐다. 지금 기준으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발전 속도가 10배나 빨라진 것이다. 풍요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세계적 발명품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1876년 전화기를 시작으로 전기, 진공관, 자동차, 텔레비전이 그 뒤를 이었고 계수형 컴퓨터, 트랜지스터, 로봇, 레이저를 거쳐 이메일, 인터넷 그리고 아이폰까지 나왔다. 수많은 발명품은 오늘날 미국의 원동력이다. 미국은 1870년부터 2007년까지 무려 130년 동안 매년 평균 2.1%의 고도성장을 해왔다. 과학기술은 이제 경제 산업 사회 문화 국방 등 모든 영역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학의 본질은 무엇일까? 근대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에 반대하며 경험론을 중시했고 귀납법을 주창했다. 이성보다는 관찰과 실험이라는 경험을 통해 올바른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활동한 갈릴레이는 관찰과 탐구를 통해 진자의 등시성, 낙하 법칙을 발견했고 망원경을 제작해 별을 관측하는 등 과학활동의 정수를 보여줬다.

하지만 과학의 본질이라 할 수 있는 관찰과 탐구가 과학자에게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위대한 과학자, 예술가, 심지어 작가 중에서 관찰력이 뛰어나지 않은 사람은 없다. 세계는 정보통신 혁명을 거쳐 4차 산업혁명이라 하는 새로운 세상으로 접어들고 있다. 과학기술은 이제 많은 사람들의 생활의 일부가 됐다과학기술을 잘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은 국가는 물론 개인에 있어서도 선택의 폭과 기회가 확장됨을 의미한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가장 좋은 방법의 하나가 과학을 통해 세상을 탐구하는 것이다.

현실의 과학교육은 과학의 속성을 등한시한 채 암기하고 문제풀이에 급급하다. 성장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이 세상을 배우며 사고력을 키워야 하는 시기에 지나친 경쟁에 시달리게 하고 좌절하게 만들어선 안 된다. 어릴 적 위인전을 읽으며 세상을 배우고 역사를 알아가듯이 위대한 과학자 이야기, 발명의 이야기들을 보고 들으며 자라나야 한다. 질문에 질문을 더하면서 상상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과학의 본질이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에서 우주, 상대성이론, 전자기, 양자역학 등에 관한 콘텐츠가 대량 생산되고 있고 과학을 주제로 하는 팟 캐스트, 강연도 계속 늘고 있다. 대부분 성인을 위한 프로그램들인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학창시절에는 시험을 보기 위해 과학을 공부했는데 성인이 된 지금은 그런 부담이 없는 상태에서 과학이 너무도 흥미롭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은 아닐까.

과학관의 역할도 시대에 따라 변하고 있다. 1세대 과학관은 일방적으로 작동원리를 보여주는 방식을 추구했다. 2세대 과학관은 만져보고 작동시키고 체험해 보도록 하는 놀이적 요소를 가미해 관람객의 관심을 끄는데 노력했다.

앞으로 과학관은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감성적인 접근과 능동적 참여를 통해 상호 작용하는 방식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이한다. 새로운 방식의 전시개념을 과감히 도입해 과학의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과학이 우리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줄 것이다. 11월 목표로 리모델링에 들어간 전통과학관부터 새롭게 바뀐다. 측우기, 금속활자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과학에는 늘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하지만 전통과학의 기술적 측면 보다는 그것들이 지닌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 전북대 한국과학문명학연구소와 공동 작업을 통해 우리만의 독창적인 과학기술문명을 만들어 온 당시 배경과 어떤 노력을 통해 성취했는지 그 과정과 저력을 보여줄 것이다. 또 내년도에 리모델링에 들어가는 기초과학관을 통해 과학사 전반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과학의 영역이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를 보여줄 생각이다.

지금 전시중인 '발견의 시작' 특별전은 누구나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주제다. 창의적 사고에 있어서도 나름 방법론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10월에 열릴 '과학의 실패' 전시에서는 과학이 발전해 온 역사를 소개한다. 과학이 가지는 의미를 음미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과학은 과학이라는 학문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인간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사고력을 훈련시키며 창의성을 증진시킬 수 있는 원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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