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김대중·노무현의 길 이을 것"… 대통합 리더십 피력
金 "계엄·탄핵 죄송"… 진심 어린 사과로 중도층 달래기
金 "계엄·탄핵 죄송"… 진심 어린 사과로 중도층 달래기
제21대 대통령 선거 전 마지막 주말인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각각 본인에게 덧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를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모두가 주인인 세상, 갈등과 분열을 넘어선 통합의 대한민국'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길을 계속 잇겠다고 다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을 찾아 분열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국민 대통합의 시대를 열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피력했다.
그는 안동에서 유세를 펼친 뒤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에서 "영남과 호남, 보수와 진보로 나뉜 분열의 정치에 정면으로 맞섰던 두 대통령처럼 저도 그 길을 계속 잇겠다"며 "경제적 불평등과 정치적 분열을 말끔히 치유하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김 전 대통령을 가리켜 "지역적 한계를 뛰어넘어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보편적 가치를 대한민국 전체로 확장했다"며 "초유의 IMF(국제통화기금) 위기에 맞서 국민을 하나로 통합했고 그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냈다"고 평가했다.
노 전 대통령을 두고는 "번번이 낙선하면서도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넘는 통합의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국민 모두가 하나 돼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며 "내일이 기대되는 대한민국을 위대한 우리 국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발언은 정치 보복 우려가 강한 상황에서 통합 리더십을 내세워 보수·중도 표심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 후보는 최근 사법부 개혁 의지나 내란 세력 심판 의지는 굽히지 않으면서도 이는 정치 보복과 다르다는 점을 알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1일 진행된 KBS 라디오 '정관용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도 "(사법부의) 제 자리를 찾자는 걸, (장악이라는) 프레임을 걸어서 자기들이 정치 보복했으니까 혹시 상대도 정치 보복하지 않을까, 독재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는 국민의힘과 다르고 똑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김 후보는 본투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이날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을 돌며 계엄과 탄핵 사태에 실망한 보수·중도층의 마음을 달래는 데 공을 들였다.
그간 유세에서 시민들에게 큰절을 올리는 것으로 인사를 시작했던 김 후보는 이날도 "그동안 잘못한 점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앞으로 더 잘 하겠다는 다짐의 인사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후보는 구리역 광장 유세에서 "그동안 계엄과 탄핵 때문에 고생 많으셨다. 경제도 어렵고 장사도 잘 안 되지 않나"라며 "저희들이 그동안 잘못한 게 많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수도권에 전체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고 다른 지역보다 중도·부동층 표심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이전보다 더욱 선명히 사과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김 후보는 전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낸 것을 놓고도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이날 경기도 의정부 유세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 전 대통령은 이미 우리 당도 아니고 탈당했다"며 "제가 논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반대 당론 무효화' 추진 방침을 밝힌 것에는 "당의 대표기 때문에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부터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 이르기까지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에 줄곧 반대 입장을 나타내 왔다.
김 후보는 지난해 4·10 총선 당시 수원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이 전패한 사실도 짚었다.
그는 이날 수원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수원이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전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많았는데 지난번에 전멸했다. 깊이 반성하고 다음번에는 필승하는 그날을 향해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윤선영·안소현기자 sunnyday72@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