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규정만으로는 해결 안돼"
김 위원장 출구없는 강력 압박
업계, 시스템 통합 사업 책임진
'빅3'가 규제 타깃된데 큰 우려
김 위원장 출구없는 강력 압박
업계, 시스템 통합 사업 책임진
'빅3'가 규제 타깃된데 큰 우려
김상조 위원장(사진)의 SI·물류·부동산·광고 계열사 지분 매각 요구는 일감 몰아주기에 이들 업체가 상당수 통로 역할을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스스로 의혹을 받을 만한 여지를 없애라는 주문이다. 특히 삼성 지배구조 개편의 열쇠를 쥔 삼성SDS 지분 매각을 통해 재벌개혁의 마침표를 찍겠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14일 디지털타임스가 파악한 SI기업 '빅3(삼성SDS·LG CNS·SK㈜ C&C)'의 오너 일가 지분을 보면 삼성SDS는 17.01%로 규제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높다. 실제 삼성SDS 내부거래 비중은 70%대 중반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 CNS는 오너 일가 지분이 1.4%에 불과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50.9%(2016년 기준)로 매년 상승 추세다. 신규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고 있는 SK㈜ C&C(상장사)는 42.3%(2016년 기준)로 비교적 낮지만 최태원 회장 지분이 23.4%에 이른다.
공정거래법에서는 총수일가의 경우 상장사는 30%, 비상장사는 20% 이내 지분을 보유한 경우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는 법적으로는 규제 대상이 되지는 않지만, 내부거래 등에서 이미 위험 수위에 놓여 있다.
무엇보다 김 위원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지분 규정 법률 개정안을 언급하면서 "20%와 30%를 20%로 단일화 한다 해서 일감 몰아주기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재계에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결국, 소유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는 일감 몰아주기의 근원적 해소가 쉽지 않은 만큼, 재계 스스로 이를 털어달라는 게 김 위원장의 요구다. 그룹 총수 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몰아주고 편법승계와 경제력 집중을 야기하는 행위가 없어지지 않는 한 공정한 경쟁이 시장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는 논리다.
그러나 공정위의 이같은 주문에 업계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대기업의 시스템통합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SI 업체가 일감몰아주기의 주 타깃이 되는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성장한 국내 SI 산업의 생태계를 글로벌 기업 환경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한 대형 SI 업계 관계자는 "그룹별로 내부거래 비중을 자체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장 과정이 글로벌 기업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그렇다고 A사가 B사의 일감을 가져올 수 있는 환경은 아니다"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권대경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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