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비의료 행위간 구분 모호
해외선 법 해석 신속 문제 해결
해외선 법 해석 신속 문제 해결
국내 보험사들의 헬스케어 서비스가 걷기 운동 포인트와 같이 단순한 내용으로만 구성돼 소비자들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의료행위와 비의료행위 간 기준이 불분명해 보험사들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상품을 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해 손보사·생보사 8곳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대부분이 운동을 하면 고객에게 현물이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걸음마 수준의 헬스케어 보험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제도적 테두리에서는 실제 소비자들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헬스케어 보험상품 발굴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보건당국이 건강증진보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의료와 비의료 행위 구분이 모호한 탓에 제대로 된 상품발굴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법령 해석을 통해 상품을 출시할 수도 없다.
보험업계에서는 당국이 일본과 미국의 사례만이라도 참조해 가이드라인을 새로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법령 해석 여부가 불분명한 '회색지대(그레이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레이 해소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본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의 의료해석 문제가 불거지면 소관 부처인 금융청 및 후생노동성과의 협의를 통해 유권해석을 제공 받아 상품 출시에 적용한다. 상품 내용에 불법이나 편법 의료행위가 포함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조회서 제출 시부터 통지까지 1개월 내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미국은 보험사에서 만성질환자에 대한 치료방법까지 조언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미국 보험사들은 의료 자격증이 있는 의사를 고용해 각종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 이는 의료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한국보다 관대한 탓이다. 미국은 의료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디서나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의료시설을 갖춘 곳에서만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심지어 미국 보험사들은 특정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맺어 특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기도 한다.
당국도 제도 개선에 착수했지만 아직 현실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일본의 그레이존 해소 제도와 비슷한 법령해석팀을 지난 4월에 가동했다"면서도 "법령해석팀의 판단이 내려와야 보험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해 손보사·생보사 8곳이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대부분이 운동을 하면 고객에게 현물이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하는 걸음마 수준의 헬스케어 보험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험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제도적 테두리에서는 실제 소비자들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형태의 헬스케어 보험상품 발굴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보건당국이 건강증진보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의료와 비의료 행위 구분이 모호한 탓에 제대로 된 상품발굴이 어렵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법령 해석을 통해 상품을 출시할 수도 없다.
보험업계에서는 당국이 일본과 미국의 사례만이라도 참조해 가이드라인을 새로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법령 해석 여부가 불분명한 '회색지대(그레이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그레이 해소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일본 보험사들은 헬스케어 서비스의 의료해석 문제가 불거지면 소관 부처인 금융청 및 후생노동성과의 협의를 통해 유권해석을 제공 받아 상품 출시에 적용한다. 상품 내용에 불법이나 편법 의료행위가 포함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다. 특히 조회서 제출 시부터 통지까지 1개월 내 처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미국은 보험사에서 만성질환자에 대한 치료방법까지 조언할 정도로 개방적이다. 미국 보험사들은 의료 자격증이 있는 의사를 고용해 각종 헬스케어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있다. 이는 의료행위를 판단하는 기준이 한국보다 관대한 탓이다. 미국은 의료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어디서나 의료행위를 할 수 있지만, 한국은 자격증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의료시설을 갖춘 곳에서만 의료 행위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심지어 미국 보험사들은 특정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맺어 특화된 헬스케어 서비스를 내놓기도 한다.
당국도 제도 개선에 착수했지만 아직 현실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일본의 그레이존 해소 제도와 비슷한 법령해석팀을 지난 4월에 가동했다"면서도 "법령해석팀의 판단이 내려와야 보험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기자 BS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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