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급변하는 암호화폐 생태계 주도권 잡아야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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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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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급변하는 암호화폐 생태계 주도권 잡아야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

세상이 변화는 속도가 무섭게 빠르다. 암호화폐의 역사도 현기증이 날 정도로 급변한다.

2009년 1월 비트코인의 제네시스 블록이 채굴될 때 만해도 암호화폐는 장난감 수준에 불과했다. 2010년 3월 1만 비트코인을 경매에 내어 놓고 50달러부터 호가를 시작하려고 했다. 팔리지 않았다. 비트코인은 그런 존재였다.

같은 해 5월에는 피자 두 판을 배달하면 비트코인 1만 개를 주겠다는 제안이 올라왔다. 피자가 배달됐다. 비트코인 1만 개를 줬다. 그래서 매년 이 날을 피자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2012년 2월부터 비탈릭 뷰테린은 비트코인 매거진에 글을 올렸다. 그는 기고문을 작성하면서 비트코인의 장점과 단점을 속속들이 파헤쳤다. 2013년 7월 마스터코인 ICO가 실시됐다. 세계 최초로 ICO의 역사가 열렸다. 마스터코인은 1개월간의 ICO 행사를 통해 4740개의 비트코인을 모았다. 비트코인 매거진과 마스터코인 ICO에서 영감을 받아 이더리움이 출현했다. 2013년 백서를 공개하고, 2014년 42일간 ICO를 통해 3만1591개의 비트코인을 모았다.

2014년 11월 베를린에서 데브콘-0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를 통해 전세계 개발자들은 이더리움 개념과 기술을 공유했다. 2015년 4월 이더리움 플랫폼과 그 플랫폼 위에서 동작하는 프로젝트 개발에 기여한 개발자들에게 줄 데브보조금 프로그램이 발표됐다.

2015년 7월 이더리움이 드디어 세상에 등장했다. 이더리움은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이 있어 비트코인에 비해 다양한 코딩이 가능하다. 이 기능을 이용해 너도나도 토큰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이더리움은 플랫폼이 됐다. 2016년 4월 DAO(분산자율기구)라는 주인 없이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일종의 회사가 출현했다. 관리기관이 없는 분산운영이라는 블록체인의 정신이 구현된 데 감동을 받은 투자자 1만1000명 이상이 토큰을 구입했다.

다오는 142만8757번째 이더리움 블록에서 출발했지만 2016년 7월 192만블록에서 운명을 다 했다. 다오 스마트 컨트랙트에 재귀호출 버그가 존재해 1150만 이더 가운데 약 1/3에 해당하는 360만 이더를 해커가 빼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인해 이더라움과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하드포크가 됐다. 기술적인 문제로 다오가 사라졌지만 실제로 분산환경에서 자율운영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제대로 알려지지 못했다. 해킹 전 재귀호출 취약점이 발견돼 코드를 수정해야 한다는 건의가 있었다. 그런데 다오 멤버들의 승인을 기다리다가 참사가 벌어졌다. 2017년 9월 이후 미국의 거래소에서 다오 토큰은 퇴출됐다.

2016년 3월 스티밋(Steemit)이 출현했다. 이 블로그 사이트에 글을 올리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보상으로 스팀 또는 달러 가치에 고정된 스팀 달러를 받게 된다. 이것으로 디튜브(d.tube)를 이용할 수 있다. 스티밋은 이익공유경제를 실현하는 매체의 면모를 보여준다. 이익공유경제라는 용어는 필자가 금년에 만든 용어인데 플랫폼 소유자가 이익을 독점하지 않고 참여자와 나누는 경제 시스템을 지칭한다.

2017년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다오 토큰이 증권에 해당하며 따라서 증권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ICO의 위법성이 심각하게 검토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미래 토큰을 위한 단순계약서(SAFT)'가 만들어져 ICO 규제를 피해가려고 했다. ICO 토큰들은 유틸리티 토큰이며 증권 토큰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 과정에서 SAFT가 등장했다. 그런데 최근 증권토큰공개(STO)라는 정공법이 등장했다. 증권임을 숨기지 않는다.

2018년 5월 드디어 한국에서도 hdac의 메인넷이 공개됐다. 한국 기업도 기술적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암호화폐 생태계는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투자자나 개발자는 코인인지 토큰인지, ICO인지 STO인지, 기술인지 비즈니스 모델인지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한국은 암호화폐 역사 초기에는 그저 멍하니 바라만 봤지만 서서히 저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한국 거래소와 코인이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도 체인파트너스가 만든 이오스스캔 등이 널리 사용된다. 한국 청년이 텐더민트라는 프로토콜을 제안했다. 세계는 한국이 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한국은 변방에서 중앙으로 진입했다. 한국만 정작 이런 사실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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