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예산 130대 지원수준
2022년 1만5000대 목표 요원
1기당 30억 충전소비용 '난항'
고가부담에 지자체 참여 저조
"친환경차 보급대수 예산에 좌우
의무판매제 조기 시행 가능성"
2022년 1만5000대 목표 요원
1기당 30억 충전소비용 '난항'
고가부담에 지자체 참여 저조
"친환경차 보급대수 예산에 좌우
의무판매제 조기 시행 가능성"
현대자동차 제공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등록된 수소전기차 누적 대수는 170대로 집계됐다. 수소전기차는 2015년 29대를 시작으로, 2016년 87대, 2017년 56대가 등록됐다.
올해 수소차 보급을 위한 환경부 예산은 35억7500만원이다. 차량 한 대당 2750만원의 보조금을 지급, 모두 130대를 보급할 수 있다. 여기에 지난해 이월된 보조금 예산까지 합치면 올해 말까지 200여대를 보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당장 3년 뒤인 2020년 1만대, 2022년 1만5000대 수소전기차 보급목표를 설정했다.
계획대로 1만대 보급을 위해서는 현재 보조금 지급 기준으로 2750억원의 보조금이 필요하다. 2022년 1만5000대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1375억원이 더 필요해 총 4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하다.
환경부 관계자는 "예산 당국과 협의해야겠지만, 내년부터는 더 많은 수소전기차를 보급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라면서도 "보급 계획을 높게 잡은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충전소와 비교해 훨씬 비싼 충전소 비용도 수소전기차 보급의 걸림돌이다. 수소충전소 건립 비용은 1기당 최대 30억원 수준이다. 정부가 목표로 잡은 2020년까지 100개소를 지으려면 3000억원이 들어간다. 2022년까지 310개소 목표를 위해선 6000억원이 더 필요해 충전소 보급에만 9000억원이 넘게 필요하다. 따라서 차량 보급과 수소충전소 보급을 합한 정부 예산만 모두 1조3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필요한 셈이다.
국내에서 수소전기차를 판매 중인 업체는 현대자동차가 유일하다. 내달 현대차가 출시할 2세대 수소전기차 '넥쏘'의 연간 생산 대수는 3680대다. 올해 환경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생산량의 3.53%에 불과하다.
환경부에 따르면 넥쏘 차량 가격은 7000만원 전후다. 이는 이전 투싼 수소차 가격(8500만원)보다 10% 이상 낮아졌다.
하지만 보조금 2750만원을 지급해도 소비자가 차를 구매하려면 4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같은 급의 일반 중형 SUV에 비해 가격이 여전히 높다.
차량 가격이 고가인 탓에 지방자치단체도 수소전기차를 외면하고 있다. 환경부가 직접 집행하는 하이브리드차 보조금과 달리, 전기차나 수소차의 경우 각 지자체가 신청해야 보조금이 지급된다. 수소차에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는 울산, 광주, 창원 등으로 손에 꼽을 정도다.
현실적으로 예산 당국으로부터 수소차 보급을 위한 막대한 예산을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환경부 관계자는 "매년 책정하는 친환경차 보급 대수는 사실상 예산에 따라 결정되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경부가 자동차 업체에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를 매년 일정량 이상 판매토록 하는 의무판매제를 조기 시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이 여러 차례 이 제도 도입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아직 친환경차 보조금 없인 차량 가격이 높아 제도의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양혁기자 m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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