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제빵사 직접 교육시켜
제빵사 이익 가맹점주에 돌아가"
가맹점주 "본사가 제빵사 고용땐
점주들 어떤 지시도 할 수 없어"
제빵사 이익 가맹점주에 돌아가"
가맹점주 "본사가 제빵사 고용땐
점주들 어떤 지시도 할 수 없어"
고용노동부가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직접고용 시정명령과 관련해 "파리바게뜨 본사가 실제 사용사업주이기 때문에 불법파견이 성립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품질관리를 위한 단순 개입을 넘어서 채용·인사 등에 적극 관여했기 때문에 법 위반에 따른 직접고용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하태경 의원(바른정당)이 주최한 '파리바게뜨 직접 고용이 해답인가?' 토론회에서 정형우 고용노동부 근로기준정책관은 "협력업체들이 제빵기사 면접을 봤지만 이들을 교육시키고 시험을 치르며 70점 이상 돼야 채용하도록 기준을 만든 건 파리바게뜨 본사"라며 "제빵기사의 근태를 관리하고 손님 만족도에 따라 매년 초 직급을 부여하고 임금도 같이 지급하는 등 실질 사용사업주로 역할했다"고 밝혔다.
특히 고용부는 파리바게뜨 본사의 개입이 가맹사업법이 허용 범위를 넘어섰다고 판단했다. 정 정책관은 "가맹본부는 가맹사업법에 따라 제빵기사를 교육할 수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파리바게뜨 본사가 이 범위를 넘어섰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용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지휘, 명령하는 데 근무장소는 중요하지 않다"며 "요즘은 어디에서든 관리 감독이 가능한 만큼 파리바게뜨 본사의 제빵기사 관리는 파견관계가 성립된다"고 지적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주 내로 파리바게뜨 본사에 시정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제빵기사를 고용하는 협력업체 측은 신입 제빵기사 교육, 인사 배치 등이 협력업체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홍 국제산업 대표는 "제빵기사 채용, 승진도 본사가 협력업체와 협의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파리바게뜨의 경우 품질관리 요원, QSC 인원이 타사보다 많고, 신제품이 한 달에 수 십 개 나와 (업무 개입)에 지나친 점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국회 본청에서 진행한 '파리바게뜨 직접고용을 위한 긴급토론회'에서는 불법파견 및 임금꺾기 논란이 제기됐을 당시 파리바게뜨 본사가 약속과 달리 대안을 마련하고 제빵기사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강연 정의당 비상구 노무사는 "본사가 개선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내부고발자를 색출하는 데 혈안이 됐다"며 "제빵기사들의 불만을 수렴하는 노력이 전무했고,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는 시도가 있었다"고 비판했다. 김종진 노동사회연구소 연구원은 "파리바게뜨는 전국 어느 매장에 가도 같은 빵, 같은 서비스, 같은 맛을 느끼도록 하는 걸 중시하는 만큼 특정 빵의 포장 다른 것조차 용납하지 않고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SPC그룹의 다른 30여 개 브랜드와 또 다른 프랜차이즈 제빵업체에도 불법파견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최 노무사는 "정의당 게시판을 통해 제보받은 내용에 따르면 '뚜레쥬르'의 협력업체 소속 제빵기사도 모두 CJ푸드빌에서 업무지시를 받고 있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장시간 노동에 한 시간도 못 쉬고, 근로계약서 변경 내용을 일방적으로 통보받는 건 다른 프랜차이즈 제빵업체와 마트·백화점에 근무 중인 제빵기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ironl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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