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내달에도 철강제품 가격 인상을 이어간다. 철광석과 원료탄 등 원자재 값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철강제품 가격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국내 철상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중국이 내년 3월까지 감산을 단행하기로 함에 따라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내달부터 철근 가격을 톤당 4만원 인상한다. 후판 가격도 이날 주문투입분부터 톤당 3만원 올려 받는다. 철근과 후판은 각각 건물 뼈대, 선박 건조에 쓰이는 철강재다. 동국제강은 지난 8월 철근 값을 톤당 2만원 인상한 것을 비롯해 후판도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총 12만원 올렸다.
다른 철강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동부제철은 내달 냉연도금 판재류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다. 냉연강판은 핫코일(열연강판)에 압력을 가해 얇게 만든 강판으로 자동차, 가전제품 등에 쓰이는 기초 철강재다. 앞서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 8월 냉연강판 값을 톤당 5만원 올렸다.
철강업계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든 배경은 원·부자재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철강업계의 주요 원자재인 철광석과 원료탄 1~8월 수입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40%, 125% 올랐다. 주요 부자재인 전극봉 값도 연초 대비 550% 급등하는 등 철강업체들의 원가부담이 늘고 있다. 이에 각 업체들은 수익성 하락을 막기 위해 제품값 인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원·부자재 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철강사들이 4분기에도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한다. 철광석과 원료탄 값이 이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해졌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국내 제품값을 사실상 결정하는 중국 철강시황이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인해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베이징, 톈진, 허베이 지역 철강사를 대상으로 오는 11월부터 5개월간 생산량의 50%를 줄이도록 지시한 점도 긍정적 요인"이라며 "중국 내 수급상황을 고려할 때 국내 외 철강재 가격은 여전히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