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재판관 만장 일치로 '박근혜 대통령 파면'을 결정했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개명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돕는데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는 등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10일 오전 11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결정문에서 탄핵소추 사유별로 박 대통령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는지 여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공무원 임명권 남용이나 세월호 참사 등 생명권 보호 의무와 직책 성실의 의무에 대해서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의 문책성 인사를 지시한 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면직,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문체부 제 1차관에게 지시해 1급 공무원 6명의 사직서를 받고 3명의 사직서를 수리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최씨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돼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을 인사 조치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했고, 당시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직접 구조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 수행의무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하기는 어렵다"면서 "헌재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 직책 수행 의무는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고 각하했다.
이 권한대행은 "세월호 사고는 모든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참사이고 어떤 말로도 희생자를 위로하기는 부족하다"면서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 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권한을 남용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질타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정호성 전 비서관이 전달한 것"이라며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 자료,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과 미국 국무부 장관 접견 자료 등 공무상 비밀 담고 있는 자료를 최순실에게 전달했다"고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 권한대행은 "최씨는 그 문건을 보고 의견을 내거나 내용을 수정했고, 박 대통령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 활동에 관여했다"며 "공직후보자를 추천해 자신의 사익 추구를 돕도록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헌재 탄핵심판 변론과정에서 제기된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박 대통령은 최씨로부터 KD 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은 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을 시켜 현대자동차 그룹에 납품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또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문화·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시한 뒤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출연받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두 재단의 임직원 임면, 사업추진, 자금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했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최씨는 미르재단이 설립되기 직전에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 설립해 운영했으며,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재단을 장악하고 자신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 계약 체결하도록 해 이익을 취했다.
이밖에도 최씨는 안 전 수석을 통해 플레이그라운드를 KT광고대행사로 선정되게 하고 68억 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 창단하도록 한 뒤 최씨의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위탁운영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권한대행은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해 공익 실현 의무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행위는 최씨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해 최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씨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 비밀 엄수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법률 위반 외에도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숨기려 한 점을 매우 비판했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해야 함은 물론, 공무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평가 받아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최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고 질타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국회와 언론 지적에도 불구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왔다"면서 "그 결과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한 점 등 일련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 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박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박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면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선고했다.
이밖에도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및 국가공뭔법상 성실 의무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다만 그런 사유만으로는 파면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안창호 재판관은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문제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며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헌재는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개명 최서원)의 사익추구를 돕는데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남용하는 등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를 저질렀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10일 오전 11시 박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결정문에서 탄핵소추 사유별로 박 대통령이 직무 집행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했는지 여부를 조목조목 설명했다.
우선 공무원 임명권 남용이나 세월호 참사 등 생명권 보호 의무와 직책 성실의 의무에 대해서는 탄핵 심판의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이 문화체육관광부 노태강 전 체육국장과 진재수 전 체육정책과장의 문책성 인사를 지시한 점,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의 면직,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문체부 제 1차관에게 지시해 1급 공무원 6명의 사직서를 받고 3명의 사직서를 수리한 사실은 인정된다"면서 "그러나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를 종합하더라도 박 대통령이 최씨의 사익 추구에 방해가 돼 노 전 국장과 진 전 과장을 인사 조치 했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해 304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발생했고, 당시 박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러 있었다"면서 "박 대통령은 국가가 국민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호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권한을 행사하고 직책을 수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직접 구조활동에 참여해야 하는 등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또 "성실의 개념은 상대적이고 추상적이어서 성실한 직책 수행의무 같은 추상적 의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탄핵 소추하기는 어렵다"면서 "헌재는 이미 대통령의 성실 직책 수행 의무는 원칙적으로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될 수 없어 정치적 무능력이나 정책 결정상의 잘못 등 직책수행의 성실성 여부는 그 자체로는 소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했다"고 각하했다.
이 권한대행은 "세월호 사고는 모든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준 참사이고 어떤 말로도 희생자를 위로하기는 부족하다"면서 "그러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의 판단 대상 되지 않는다"고 정리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최순실씨의 국정개입을 허용하고 권한을 남용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질타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서류는 대부분 정호성 전 비서관이 전달한 것"이라며 "정 전 비서관은 2013년 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각종 인사자료, 국무회의 자료, 대통령 해외 순방 일정과 미국 국무부 장관 접견 자료 등 공무상 비밀 담고 있는 자료를 최순실에게 전달했다"고 사실관계를 인정했다.
이 권한대행은 "최씨는 그 문건을 보고 의견을 내거나 내용을 수정했고, 박 대통령의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 활동에 관여했다"며 "공직후보자를 추천해 자신의 사익 추구를 돕도록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헌재 탄핵심판 변론과정에서 제기된 증인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박 대통령은 최씨로부터 KD 코퍼레이션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의 대기업 납품을 부탁받은 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을 시켜 현대자동차 그룹에 납품할 수 있도록 부탁했다. 또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문화·체육 관련 재단법인을 설립하라고 지시한 뒤 대기업들로부터 486억원을 출연받아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설립했다. 두 재단의 임직원 임면, 사업추진, 자금집행 업무 지시 등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했고, 재단법인에 출연한 기업은 전혀 관여하지 못했다. 최씨는 미르재단이 설립되기 직전에 광고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 설립해 운영했으며, 자신이 추천한 임원을 통해 미르재단을 장악하고 자신 회사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 계약 체결하도록 해 이익을 취했다.
이밖에도 최씨는 안 전 수석을 통해 플레이그라운드를 KT광고대행사로 선정되게 하고 68억 원에 이르는 광고를 수주했다. 이밖에도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그랜드코리아레저와 포스코가 스포츠팀 창단하도록 한 뒤 최씨의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위탁운영을 맡을 수 있도록 했다.
이 권한대행은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 규정해 공익 실현 의무 천명하고 있고, 이 의무는 국가공무원법과 공직자윤리법 등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면서 "박 대통령의 행위는 최씨의 이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서 헌법과 국가공무원법 등을 위배한 것"이라고 단언했다.
특히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을 설립해 최씨의 이권 개입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기업의 재산권과 경영의 자율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시 또는 방치에 따라 직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많은 문건이 최씨에게 유출된 점은 국가공무원법 비밀 엄수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헌재는 박 대통령의 법률 위반 외에도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숨기려 한 점을 매우 비판했다.
이 권한대행은 "대통령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권한을 행사해야 함은 물론, 공무수행은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 평가 받아야 하는데 박 대통령은 최씨의 국정개입 사실을 철저히 숨겼고,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이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의혹 제기를 비난했다"고 질타했다.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졌고, 국회와 언론 지적에도 불구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들을 단속해왔다"면서 "그 결과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 범죄 혐의로 구속 기소되는 중대한 사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끝으로 이 권한대행은 "박 대통령의 위헌·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한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검찰과 특검의 조사에 응하지 않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한 점 등 일련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할 헌법 수호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법 위배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박 대통령의 법 위배 행위가 헌법 질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고려해 박 대통령을 파면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면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파면을 선고했다.
이밖에도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한 것은 아니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 수행 의무 및 국가공뭔법상 성실 의무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다만 그런 사유만으로는 파면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안창호 재판관은 "탄핵심판은 보수와 진보라는 이념 문제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는 문제"라며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해 파면을 결정할 수 밖에 없다"고 의견을 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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