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내 회사였으면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
미르재단 설립·운영 책임
최씨, 차은택에 떠넘기기도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
미르재단 설립·운영 책임
최씨, 차은택에 떠넘기기도
최순실-고영태, 법정 첫 대면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더블루K의 실제 운영자는 최씨라고 증언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씨는 '최씨에 의해 더블루K에서 속칭 잘린 것 아니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내 회사였으면 내가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씨가 지난 공판에서 고씨를 더블루K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지목하자 고씨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고씨는 지난해 7∼8월쯤 언론이 미르재단을 둘러싼 최씨의 비리 의혹을 보도하자 최씨가 자신에게 더블루K 이사 사임서를 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 고씨는 회사에서 최씨의 사무실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했고, 조성민·최철 등 이 회사 전·현직 대표도 '바지사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기금 규모를 1000억원대로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했다.
고씨는 '기업으로부터 1000억원을 받아내는 사업계획안을 만들라고 최씨가 지시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기업을 만나서 재단을 운영할 자금을 받는데 1000억원까지 늘려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장애인 펜싱팀·포스코 통합스포츠단 창단에 대한 최씨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최씨의 지시가 없으면 제안서 자체도 만들어지지 않고, 제안서대로 이행도 할 수 없다"고 했다.
K스포츠재단의 5대 체육 거점 사업 추진 당시 기업 지원금 유치 과정도 폭로했다.
고씨는 "최씨 입에서 직접 '건설사(부영그룹)가 땅을 주겠다고 하니 이 사람에게 회장 자리를 하나 주고 토지를 받는게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부영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사업 지원 의사를 밝혔고, 제주도 토지를 지원하는 대신 이중근 회장에게 체육연맹회장직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박 대통령의 옷 제작 비용은 최씨가 지원했으며,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도 목격했다고도 했다.
고씨는 최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최씨가 의상 때문에라도 청와대에 자주 왔다갔다 하는 것을 봤다"며 "둘 사이 관계가 매우 가까웠다고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최씨의 영향력에 대해선 "류상영씨를 통해 듣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며 "최씨가 청와대 비서들을 개인 비서처럼 다뤘다"고도 했다.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최씨가 개인 프린터기가 없다고 해 방에 들어갔더니 최씨의 노트북 화면에 연설문 같은 것이 떠 있었다"고 답했다
최씨가 미르재단 설립·운영 관련 책임을 측근인 차은택씨에게 떠넘기라고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해 차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유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맞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내용을 뒷받침할 이 전 총장과 최씨 사이의 대화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이 전 총장은 고씨의 요청으로 지난해 8월 서울 잠원동 한강변에서 최씨를 만났을 때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파일에서 최씨는 이 전 총장에게 "차씨 하고 둘 싸움"이라며 "본인들의 싸움에 내가 등이 터진 것이다. 내가 끼어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난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걸 제일 싫어한다. 난 이렇게 당하면서도"라며 "차씨가 물러나 있으면서 아닌 척하고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선량한 사람 되면서 결국 자꾸 유도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고 결국 이 총장이 다 얘기한 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이 전 총장은 대화 녹음을 우려한 최씨 측의 요구로 휴대전화를 고씨에게 건네줬지만 별도의 녹음기를 주머니에 넣고 녹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녹음 이유에 대해 최씨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을 우려해 당시 대화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이 전 총장을 향해 "완전히 계획적"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최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전 사무총장에게 "대체 무엇으로 녹음을 했느냐", "완전 계획적"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최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더블루K의 실제 운영자는 최씨라고 증언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고씨는 '최씨에 의해 더블루K에서 속칭 잘린 것 아니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내 회사였으면 내가 잘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최씨가 지난 공판에서 고씨를 더블루K의 실질적인 주인으로 지목하자 고씨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고씨는 지난해 7∼8월쯤 언론이 미르재단을 둘러싼 최씨의 비리 의혹을 보도하자 최씨가 자신에게 더블루K 이사 사임서를 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힌바 있다.
이날 재판에서 고씨는 회사에서 최씨의 사무실이 가장 큰 면적을 차지했고, 조성민·최철 등 이 회사 전·현직 대표도 '바지사장'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기금 규모를 1000억원대로 늘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도 했다.
고씨는 '기업으로부터 1000억원을 받아내는 사업계획안을 만들라고 최씨가 지시했느냐'는 검찰 측 질문에 "기업을 만나서 재단을 운영할 자금을 받는데 1000억원까지 늘려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장애인 펜싱팀·포스코 통합스포츠단 창단에 대한 최씨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도 "최씨의 지시가 없으면 제안서 자체도 만들어지지 않고, 제안서대로 이행도 할 수 없다"고 했다.
K스포츠재단의 5대 체육 거점 사업 추진 당시 기업 지원금 유치 과정도 폭로했다.
고씨는 "최씨 입에서 직접 '건설사(부영그룹)가 땅을 주겠다고 하니 이 사람에게 회장 자리를 하나 주고 토지를 받는게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부영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사업 지원 의사를 밝혔고, 제주도 토지를 지원하는 대신 이중근 회장에게 체육연맹회장직을 주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는 박 대통령의 옷 제작 비용은 최씨가 지원했으며,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도 목격했다고도 했다.
고씨는 최씨와 박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최씨가 의상 때문에라도 청와대에 자주 왔다갔다 하는 것을 봤다"며 "둘 사이 관계가 매우 가까웠다고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고씨는 최씨의 영향력에 대해선 "류상영씨를 통해 듣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확인했다"며 "최씨가 청와대 비서들을 개인 비서처럼 다뤘다"고도 했다.
최씨가 연설문을 수정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최씨가 개인 프린터기가 없다고 해 방에 들어갔더니 최씨의 노트북 화면에 연설문 같은 것이 떠 있었다"고 답했다
최씨가 미르재단 설립·운영 관련 책임을 측근인 차은택씨에게 떠넘기라고 회유한 정황도 드러났다.
이날 오전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은 최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해 차씨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유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검찰 측의 질문에 "맞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내용을 뒷받침할 이 전 총장과 최씨 사이의 대화 녹음파일도 공개됐다. 이 전 총장은 고씨의 요청으로 지난해 8월 서울 잠원동 한강변에서 최씨를 만났을 때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개된 파일에서 최씨는 이 전 총장에게 "차씨 하고 둘 싸움"이라며 "본인들의 싸움에 내가 등이 터진 것이다. 내가 끼어들어 이득을 봤나 뭘 봤나"라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난 제일 싫어하는 게 신의를 저버리는 걸 제일 싫어한다. 난 이렇게 당하면서도"라며 "차씨가 물러나 있으면서 아닌 척하고 어디로 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자기는 선량한 사람 되면서 결국 자꾸 유도해서 만들어 가는 것이고 결국 이 총장이 다 얘기한 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 이 전 총장은 대화 녹음을 우려한 최씨 측의 요구로 휴대전화를 고씨에게 건네줬지만 별도의 녹음기를 주머니에 넣고 녹음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전 총장은 녹음 이유에 대해 최씨를 협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책임을 떠넘길 것을 우려해 당시 대화를 녹음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최씨는 이 전 총장을 향해 "완전히 계획적"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최씨는 억울함을 호소하며 이 전 사무총장에게 "대체 무엇으로 녹음을 했느냐", "완전 계획적"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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