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3자뇌물' 수사 본격화
합병 과정서 청탁·최씨 지원
관련 물증·진술 등 확보한 듯
참고인서 피의자 전환 가능성도
이재용 부회장 조사임박 관측
합병 과정서 청탁·최씨 지원
관련 물증·진술 등 확보한 듯
참고인서 피의자 전환 가능성도
이재용 부회장 조사임박 관측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9일 오전 10시에 삼성그룹 2인자인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특검 관계자는 8일 "두 사람은 조사 과정에서 참고인 신분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이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를 입증할 물증과 진술을 확보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내용에 따라 두 사람이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특검이 '삼성 심장부'로 불리는 미래전략실의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불러 조사키로 함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래전략실은 삼성 자금의 대가성을 규명하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부정한 청탁'과 그에 따른 최씨 측 지원이라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구성하기 위해 반드시 조사할 대상이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달 공식 수사 개시 이전에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과 장충기 사장을 특검 사무실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사전 조사 형식으로 1차 조사한 바 있다. 대한승마협회 회장이자 삼성그룹의 대외 창구인 박 사장과 삼성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장 사장 등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특혜 지원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9일 동시에 소환하는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상대로 최씨측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 경위와 최씨에 대한 지원 방침을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했는지 등 여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그동안 수사에서 청와대 지시로 국민연금공단이 두 회사의 합병에 찬성했고, 삼성그룹은 그 대가로 최씨를 지원했다는 단서와 정황을 포착하는데 집중해 왔다. 특검팀은 이미 청와대와 국민연금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한 상태다.
특검은 7일에는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삼성 등 기업의 뇌물공여, 금품공여 의혹과 관련해 김 비서관을 피의자로 입건했다"고 말했다. 특검 수사에서 현직 청와대 비서관이 피의자로 입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팀은 8일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지원배제 명단(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팀은 핵심 의혹 관련자들을 형사 처벌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자로 떠오른 사람들은 김상률 전 수석, 김종덕 전 장관,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 등이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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