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저유가 여파 해운 불황
탄핵정국에 컨트롤타워 '올스톱'
빅3 수주목표 달성 어려울 듯
철강, 중국발 구조조정 효과
공급과잉 해소로 제품값 상승
국내도 구조조정 등 과제
탄핵정국에 컨트롤타워 '올스톱'
빅3 수주목표 달성 어려울 듯
철강, 중국발 구조조정 효과
공급과잉 해소로 제품값 상승
국내도 구조조정 등 과제
![[2016 되돌아 본 산업계 ] `수주절벽`에 막힌 조선… 한숨 돌린 철강](http://contents.dt.co.kr/images/201612/2016121902100632005001[1].jpg "[2016 되돌아 본 산업계 ] `수주절벽`에 막힌 조선… 한숨 돌린 철강")
2016 되돌아 본 산업계
조선·철강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올해는 세계 1위 한국 조선업이 '수주절벽'이라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 준 한해였다. 세계 경기 침체로 전방산업인 해운산업이 불황의 늪에 빠지고, 저유가는 연중 지속했다. 이 때문에 선박과 해양플랜트 발주는 씨가 말랐다.
수주는 가뭄에 콩 나듯 하고, 일감은 빠른 속도로 줄어드는 상황이 앞으로 2~3년은 이어질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조선업은 구조조정 수술대에 올랐다. 하지만 메스를 들이대지도 못한 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상반기에는 4·13 총선, 하반기에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탄핵정국으로 추진력을 잃은 데다가 콘트롤타워의 부재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국내 조선업계가 보유한 일감은 12월 초 2046만CGT(가치환산톤수)로 2003년 8월 초(2077만CGT)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 물량이 급감하면서 국내 조선 업계도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빅3' 조선소는 최악의 수주가뭄이 지속하자 연초 세운 수주 목표를 수정했지만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삼호중공업 포함)로 195억달러를 제시했지만 지난달 53억달러로 대폭 낮췄다. 현대중공업은 12월 중순 현재 선박 26척, 38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목표 달성률이 72%로 조선 빅3 중 유일하게 목표치의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대우조선은 108억달러에서 지난 6월 62억달러로 조정하면서, 올해 최소 수주 목표치를 35억달러로 제시했다. 하지만 올 들어 3분기 연속 영업손실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지면서 발주사들의 숏리스트(수주 후보군)에 끼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이달 중순 현재 수주 달성률이 최소 목표액의 44%에 불과하다. 삼성중공업도 수주량이 8억달러로 목표치 53억달러의 15%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모잠비크 코랄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설비(FLNG) 프로젝트 계약을 연내 체결하면 수주 금액이 33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삼성중공업 측은 보고 있다.
조선 3사는 해를 넘기기 전까지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목표달성은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조선 3사는 올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진통도 있었다. 주요 자산과 사업 매각, 인력 30% 감축, 유상증자 등을 포함한 10조3000억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련하면서 각사 노조의 반발을 샀다. 또 정부와 채권단의 대우조선 지원을 놓고 업계 간 이견이 표출됐다. 조선업 구조조정의 뼈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맥킨지의 컨설팅 보고서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중심의 '빅2'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지만,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대우조선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흐지부지된 상태다.
철강 업계는 모처럼 활기를 띠었다. 전 세계적인 철강 공급과잉의 진원지인 중국이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 원료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올해 일제히 실적 개선을 이어갔다. 특히 포스코는 3분기에 1조343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4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하며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했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 강도 높은 자구 노력에 힘입어 2년 만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철강 업종 역시 구조조정의 기초가 되는 컨설팅을 진행했으나 설비 감축에 대한 업체 간 이견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다. 조선과 철강업 구조조정은 결국 '미완성' 과제를 남긴 채 다음 정권으로 미뤄졌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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