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백신 개발 속도
세계시장 선점 기회 잡기
세계시장 선점 기회 잡기
지카바이러스 한국 상륙
지카바이러스 한국인 첫 감염 사례가 발생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지카바이러스 진단, 예방, 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우리 기술로 질병을 진단하고 대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 시장 선점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녹십자엠에스·바이오니아 등 진단키트 개발= 녹십자엠에스는 지난 15일 지카바이러스를 진단할 수 있는 '제네디아 지카바이러스 검출키트'의 체외진단용 시약 수출 허가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취득했다. 단 임상시험이 완료된 후의 국내 품목허가가 아닌 수출허가로, 녹십자엠에스는 세계보건기구(WHO) 승인 권고를 위해 브라질 등 지카바이러스 발생 국가에서 별도의 다국적 임상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임상시험이 완료되면 해외 전역에 검출키트를 보급하고, 분자진단 사업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니아도 지카바이러스 다중분자진단키트 '액큐파워ZIKV'의 체외진단용 시약 수출 허가를 지난 14일 취득했다. 바이오니아는 파나마와 콜롬비아의 병원과 국책 연구기관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빠른 기간 내에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 10일 '케어스타트 지카바이러스 면역진단키트' 임상시험을 미국 임상시험 전문기관인 PECET에 위탁했다. 이 제품은 지카바이러스뿐만 아니라 G6PD(적혈구 효소 결핍으로 인한 용혈성 빈혈), 뎅기열, HPV 등을 진단할 수 있으며, 콜롬비아에서 임상을 진행해 빠르면 올해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조성한 글로벌헬스투자펀드(GHIF)로부터 800만달러를 유치해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이들 업체가 진단키트를 상용화하면 기존 유전자증폭기 등을 활용한 정밀검사보다 간단하고 빠르게 지카바이러스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게 된다. 특히 WHO는 '긴급사용을 위한 평가 및 등재(EUAL)' 절차를 통해 긴급한 상황 시 진단제품이 각 국가에 배포될 수 있도록 체외진단제품 승인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임상이 완료되면 공급이 빠르게 이뤄질 전망이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 교수는 "현재 PCR(유전자검사)로 지카바이러스를 진단하려면 채혈, 원심분리 등을 거쳐 빨라도 8시간 이상이 걸린다"며 "간단히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면 의료기관이 자체적으로 빠르게 진단 할 수 있어 대처속도가 훨씬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진원생명과학·일양약품, 백신 및 치료제 개발 속도=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관계사인 이노비오와 공동으로 DNA 정보를 이용해 지카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동물실험을 통해 개발 중인 백신이 지카바이러스의 지속적인 면역반응을 유도해내는 것을 확인했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휴스턴 소재 자회사 VGXI를 통해 임상용 백신의 대량생산에 돌입했다.
일양약품은 개발 중인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IY-7640'이 지카바이러스에 치료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및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지카바이러스 공급을 의뢰해 18일 공급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일양약품은 지카바이러스를 확보하고 세포실험 및 생체 외 실험을 통해 치료제 후보물질을 빠른 기간 안에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다국적기업들도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는 뎅기열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얻은 결과를 활용해 지카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키로 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도 지카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플랫폼을 분석 중이다. 사노피파스퇴르도 황열 백신, 일본뇌염 백신, 뎅기열 백신 등 개발 경험을 바탕으로 지카 바이러스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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