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출장 다녀온 43세 남성
당국 "치명률·전파가능성 낮아"
당국 "치명률·전파가능성 낮아"
지카바이러스 한국 상륙
전 세계를 감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치명률과 전파 가능성이 낮은 만큼 감염병 위기단계는 '관심'을 유지하되 24시간 상황실을 꾸려 집중 대응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되는 43세 남성 L씨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한 결과,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9일까지 22일간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한 적이 있는 브라질 세아라주에 출장을 갔다가 모기에 물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1일 독일을 경유해 귀국한 L씨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5일 뒤인 16일 발열 증상을 보였다. 18일 거주지인 전남 광양에 위치한 의료기관에 처음 방문한 L씨는 19일부터 근육통과 발진이 나타나 21일 다시 의료기관을 찾았다. 이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의심한 의료기관이 보건소에 신고해 광양시 보건소가 검체를 채취하고 사례조사를 실시했다. 환자는 전남 보건환경연구원과 국립보건연구원이 실시한 유전자 검사 결과 양성을 보여 이날 새벽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질본은 L씨를 인근 전남대병원의 1인실에 격리하고 역학조사관을 광양으로 급파해 귀국 후 동선과 출장 동행자 정보, 자세한 증상에 대해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또 L씨의 배우자에 대해서도 역학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질본 측은 "지카바이러스는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격리치료는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국내에 유입된 첫 번째 사례임을 감안해 전남대병원에 입원해 임상적 관찰과 추가적인 정밀검사와 역학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씨는 현재 발열과 발진이 가라앉는 등 증상이 호전 중이다. 현재 지카바이러스는 별도의 치료제나 백신이 없어 충분한 휴식과 수분 섭취가 유일한 치료방법이며, 대부분은 이 단계에서 회복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정기석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감염자의 발진과 열, 근육통 등이 사라져 의학적으로 입원 치료할 상태는 아니다"라며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입원이 정말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면 원내감염 예방 등을 위해 퇴원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질본 측은 현재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흰줄숲모기 활동 기간이 아니기 때문에 모기로 인한 추가 감염 가능성은 낮으며, 귀국 후 헌혈을 하지 않아 혈액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없다고 설명했다. 단, 이번 사례와 같이 해외 환자 유입이 지속적으로 가능한 만큼 지카바이러스 추가 유입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검역과 지자체 모기 방제 작업 등 제반 조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치명률과 전파 가능성이 낮아 감염병 위기단계는 현 단계(관심)를 유지할 것"이라며 "하지만 추가 유입 가능성은 남아 있기 때문에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대책반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상황실을 24시간 유지해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남도영·김지섭기자 namdo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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