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제 안 된 공공데이터, 개방해도 실속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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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2-2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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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과 지자체 등이 보유한 공공데이터 개방이 확대되고 있지만, 양에 비해 질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공공데이터포털에 공공데이터가 쌓이고 있지만, 정제되지 않아 쓸모 있는 데이터를 찾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공공 데이터 활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데이터 공개방식과 수준에 대한 통일된 가이드라인과 표준화가 절실하다.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에 축적된 공공데이터는 2만 종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의 데이터 공개 확대 정책에 따라 공공데이터 양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민간의 활용 건 수는 그에 비례해 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78만여 건의 이용 건수를 제시하고 있지만, 단순히 데이터를 내려받은 것까지 포함한 수치일 뿐이다.

정부가 공공 데이터를 민간에 개방하는 진정한 목적은 데이터를 활용해 민간에서 창업이 활발히 이뤄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 활성화에 있다. 물론 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에 성공한 사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익히 알려진 부동산 정보 앱 '직방'이나 병원 검색 앱 '굿닥', 레스토랑 랭킹서비스 앱 '레드테이블' 등은 직·간접적으로 정부 공개 데이터가 창업에 역할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성공 사례가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공공데이터 공개 방식을 개선하고 민간이 보다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공개된 공공 데이터에서 창업 발상을 더 쉽고 빠르게 떠올릴 것이고 더 많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현재 공공데이터포털에 올라온 정보들은 '공개'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정제되지 않은 게시물 수준에 그치는 것이 적지 않다. 본지 분석에 따르면, 이런 데이터가 전체의 25%(4만여 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공기관과 지자체들이 공개 의무에 못 이겨 일말의 정제와 가공도 없이 실적 쌓기용 공개에 급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자는 생각하지 않고 쓸모가 있든 없든 공개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올려놓기만 하니 데이터는 쌓이는 데 활용 가치가 있는 데이터는 점점 줄어드는 것이다.

정부는 이달 초 국무총리 주재로 '공공데이터 전략위원회'를 열어 공공 빅데이터 운영 활성화 계획과 국가중점데이터 개방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대학진학률, 부동산종합정보, 식·의약품정보, 어장정보 등 국민 생활과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22개 분야 국가중점개방데이터를 올해 개방하기로 했다. 아울러 대용량 공공데이터 품질등급제도 올해 도입한다.

정부는 또 지난달 '공공데이터 오픈스퀘어-D'를 개설해 창업 콜라보 프로젝트 추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도록 했다. 국민 누구나 공공데이터와 관련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고 있다면 사업화와 창업으로 발전시켜주는 '공공데이터 창업 지원센터'인 셈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창업 활성화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그러나 행자부와 손발을 맞춰야 할 일선 기관과 지자체는 제각각이다. 민간이 신규 서비스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공공데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분류와 정제는 물론, 1차 가공 절차를 거칠 필요가 있다. 데이터의 품질 제고 노력이 필수적이란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관련 기관 간 협력이 필요하고 민간 수요자의 니즈도 파악해야 한다. 각 기관과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공개 프로그램의 표준화도 시급하다. 공공데이터의 개방과 공유를 통한 국민 개개인 맞춤형 정보 제공과 일자리 창출은 박근혜 정부가 표방한 '정부 3.0'의 핵심이다. 공공데이터법 시행 후 4년째를 맞아 공공데이터 개방 정책을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개선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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