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표준특허 창출지원사업' 통해 전략 제시
표준특허 건수 4년새 188건↑ 보유기관 24곳으로
표준특허 건수 4년새 188건↑ 보유기관 24곳으로
■ 미래 신시장 '표준특허'로 개척한다 (하)
오디오 기술 전문기업인 윌러스표준기술연구소는 지난 2014년 국내 중소기업 최초로 오디오 분야 국제표준을 확보하는 금자탑을 쌓았다. 외국의 유수 기업과 연구기관들의 집요한 기술 견제를 이겨내고 이룬 값진 성과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기술은 5.1채널 이상의 멀티채널 오디오 신호를 헤드폰 신호로 변환하는 것으로, 스마트폰 헤드폰을 통해 마치 22개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풍부하고 현장감 있는 음향을 제공한다. 오디오 채널 수가 많아지면 연산량이 증가해 음질과 전송속도가 떨어지고, 전력 소모량도 많아져 스마트폰에 적용하기 힘든 기존 기술의 한계를 극복한 것이다.
기술의 혁신성과 우수성을 인정받자, 주류를 형성하고 있던 오디오 국제표준화그룹들이 기술적 문제를 제기하며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지 못하도록 방해작전을 폈다. 이 회사는 표준화그룹에 포함된 연구기관과 기술 일부를 공유하고, 국제표준을 공동 작성하는 등 전략적 협력을 한 끝에 자사 기술을 국제표준으로 제정할 수 있었다. 국제표준 채택으로 로열티 수입은 물론 스마트폰, 음악 플레이어, 게임, 모바일 방송, 가상현실 등 다양한 오디오 응용 분야에 원천기술로 활용돼 시장 선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표준특허 창출지원 효과 '눈에 띄네'=이런 성과는 특허청이 2012년부터 시행해온 '표준특허 창출지원사업'의 알토란 같은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 회사는 이 사업을 통해 기술개발 단계부터 표준·특허정보 분석을 통해 표준특허 확보가 가능한 기술개발 방향을 제시받아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었다. 특히 국제표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기술 견제 세력과의 전략적 협력이 주효했다.
이뿐이 아니다. 자칫 국제표준안이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국제표준화 활동을 고집하지 않고, 다른 기업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전략으로 발 빠르게 전환한 덕분에 국제표준으로 이끌어 낼 수 있었다.
특허청은 지난 2008년 '표준특허의 전략적 창출지원 종합대책'을 수립한 이래 중소·중견기업의 표준특허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윌러스 표준기술연구소가 대박을 거둔 '표준특허 창출지원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연구개발(R&D)과제 발굴 단계부터 과제 종료 후까지 전 주기에 걸쳐 단계별로 표준특허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국제표준 관련 기술 분야에서 R&D를 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이나 대학·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지원한다.특허청은 표준특허 창출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인프라 확충에도 힘쓰고 있다. 표준화기구별로 흩어진 정보를 취합한 DB 구축·개방과 전문지 발간 등으로 민간에 표준특허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R&D 인력과 특허전문가를 표준특허 전문가로 육성하기 위한 맞춤형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이 사업은 표준특허 확보건수와 보유기관이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2011년 300건에 달했던 표준특허 수는 지난해 488건으로 늘어났고, 새로 표준특허를 보유한 기관 수도 15개에서 24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미래부·산업부·해수부의 국제표준 관련 R&D과제 15개를 연계·지원한 결과, 40건의 특허를 반영한 표준안 19건을 제안하는 성과를 냈다.
◇정부 R&D 통해 표준특허 키운다=특허청은 올해 28억6200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40개 과제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정부 R&D 사업의 결과물로 표준특허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범부처를 대상으로 표준특허 확보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발굴·기획하는 '표준특허 전략맵 및 표준특허 동향조사'를 실시한다. 연구과제 수행 과정에서는 'R&D-표준특허 창출전략 수립'을 지원하고, 연구과제 종료 후에는 표준특허 성과관리로 특허 확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표준화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표준특허 창출전략-표준안 개발-표준화활동 연계지원 체계'를 구축, 표준특허 강소기업을 육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국제표준화 활동과 관련한 특허전략도 밀착 지원한다. 외국이 제안한 표준안에 우리나라 국제표준화 활동 전문가가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특허분석과 대응전략을 지원하는 식이다. 아울러 외국 특허가 포함된 표준안은 국제표준으로 채택되지 못하도록 관련 부처, 산업체 등과 피해예방·대응 전담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긴밀한 협조체제를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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