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채·음성인증기술 상용화 눈앞
시중은행 무인점포 경쟁 가속화
은행 비대면거래비중 85% 육박
편의성 높아 경쟁력 작용 기대
생체 정보 유출은 과제로 남아
시중은행 무인점포 경쟁 가속화
은행 비대면거래비중 85% 육박
편의성 높아 경쟁력 작용 기대
생체 정보 유출은 과제로 남아
■ reDesign 대한민국
기술강국으로 도약하자 - 생체인증 기술
#. 직장인 김모씨(31)는 요즘 스마트폰만 가지고 외출하는 일이 잦아졌다. 지갑 대신 스마트폰에 자주 쓰는 신용카드 3장을 넣어서 사용하기 때문이다.
식당에서 값을 치를 때 스마트폰을 내밀고 지문인증을 하면 결제가 끝나니 굳이 두꺼운 지갑을 지닐 필요가 없다. 여기에 카드사들이 문자메시지나 애플리케이션 푸시(PUSH) 알림으로 개인 성향에 맞춘 가맹점 할인정보까지 알려주니 똑똑한 소비가 가능해졌다. 얼마 전에는 은행 무인점포에서 손바닥 정맥 인증을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하기도 했다.
김모씨는 "이제는 지갑 없이 스마트폰만 가지고 외출을 해도 불안하지 않다"며 "향후 대기 시간이 긴 은행에서도 홍채나 얼굴 등을 이용한 무인점포가 활성화된다면 효율성이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생체인증이 금융생활을 바꾸고 있다. 특히 올해 다양한 금융회사가 홍채·음성인증 기술 상용화를 앞두고 있어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르면 상반기 중 출범할 인터넷전문은행도 금융권의 새로운 인증 기술 도입을 부채질하고 있다.
◇생체인증 경쟁 개화=지난해 말 금융당국이 비대면 인증 제한을 풀어주면서 올해 금융회사들의 생체인증 경쟁이 개화할 전망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이용자가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고도 계좌 개설 등 금융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비대면 실명확인을 허용했다. 이에 신한은행이 지난해 12월 2일 손바닥 정맥을 이용한 무인점포를 국내 최초로 선보이면서 경쟁이 점화된 형국이다. NH농협은행도 NH스마트금융센터 이용 시 지문인증을 통해 로그인과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손바닥 정맥 인증은 이미 해외에서 10여 년 동안 한차례 금융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 정맥 뿐 아니라 다양한 신체기관을 이용한 무인점포 경쟁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권 중심으로 상용화 움직임 활발=실제 올해 은행들은 생체인증 상용화를 업무 계획에 넣었다. 지난해 12월 홍채인증 자동화기기(ATM) 시범운영에 들어간 IBK기업은행은 올해 안정성 등을 점검, 확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KEB하나은행도 이르면 이달 중으로 지문인증 방식의 무인점포를 도입한다.
더불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홍채·안면 등 다양한 생체인증 기술 도입을 타진할 계획이다. 카드업권에서는 이달 비씨카드가 스마트폰 결제 시 필요한 '모바일 ISP 애플리케이션(mISP)'에서 화자인증을 탑재하며, 1분기에는 안면인증 기술개발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은행의 경우 비대면 거래 비중이 높아 기술 도입이 경쟁 요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비대면 실명확인의 물꼬가 트인 만큼 다음 단계는 홍채나 지문 등 생체인증 기술이 경쟁적으로 상용화될 것이라며 "현재 은행의 비대면 거래 비중이 85%에 육박하고 있어 생체인증으로 인한 편의성이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안성 문제 선결돼야=하지만 여전히 전문가들은 생체인증의 보안성을 지적하고 있다. 개인식별률이 90%를 넘기더라도 개인의 생체정보를 기업이 보관할 경우 정보유출에 대한 우려에서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특히 생체인식 정보의 수집과 관리,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보안성을 확보하고 혹시 모를 복제 등의 위협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 보안기업 관계자는 "생체정보가 유출될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체정보는 변경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도 암호화와 원본 폐기 원칙으로 관련 우려를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생체정보를 분산 저장하는 방식으로 해킹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며 "인증 시점에만 바이오정보가 활성화돼 인증이 되고 마치면 즉시 폐기가 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꼬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기업 AMI에 따르면 생체인증 시장은 2014년부터 해마다 90%씩 성장, 2020년에는 연 333억달러(약3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소영기자 cat@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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