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구조 개편· 노동개혁 지연속
제조업·수출마저 직·간접적 타격
산유국 경기 침체·중국 경제 변수
재원확보·선제적 사업재편 나서야
제조업·수출마저 직·간접적 타격
산유국 경기 침체·중국 경제 변수
재원확보·선제적 사업재편 나서야
■ reDesign 대한민국
기술강국으로 도약하자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지난 달 18일(현지시간) 한국의 신용등급을 Aa2로 상향조정하면서 한국의 신용등급은 중국·일본 등 주변국을 추월했다.
주요 20개국(G20) 중에서도 국가신용등급 Aa2 이상을 유지하는 국가는 7개국에 불과할 정도여서 우리 정부나 재계 등은 무디스의 발표에 상당히 고무된 표정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일 관련 브리핑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우리 경제에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 부총리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상향조정보다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 국내외 경제환경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들어 오히려 새해 한국 경제에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미국의 금리인상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남아 있고, 저유가에 따른 신흥국 불안 등이 맞물리면서 신흥국에 여러 불안 조짐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중국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위기 발생 가능성을 경고했다.
최 부총리는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기업 구조조정, 분야별 구조개혁 등 경제 체질을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최 부총리의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저유가의 호재에도 불구하고 구조개혁을 뒤로 미루다 미국의 금리 인상 후폭풍이 어떤 방향에서 어떻게 한국 경제를 물어뜯을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지적이다.
산업구조 개편, 노동시장 개혁 등 한국 경제의 구조개혁에 실패한 상황에서 한국 경제를 뒷받침해 온 제조업과 수출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액은 11월 말 기준으로 전년에 비해 7.4%나 급감했다.
반도체 수출액의 경우 2014년에는 전년에 비해 9.6%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2014년에 비해 2.3% 증가하는데 그쳐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분야 역시 해외 수주가 크게 줄며 같은 기간 7.3% 증가에서 4.1% 증가하며 증가세가 크게 꺾였다.
다른 주력 수출품들은 더욱 심각하다. 자동차 수출액은 2014년 0.6% 증가에서 2015년 -6.1%로, 석유제품은 같은 기간 -3.8%에서 -37.3%로, 평판디스플레이 및 센서는 -10.9%에서 -7.4%로, 자동차부품은 2.1%에서 -4.1%로 급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기재부는 새해에도 저유가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 기조 유지, 세계 수요부진, 달러강세 심화 가능성, 선물시장 가격 등을 감안할 때 유가가 오를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재부의 분석대로 저유가가 지속되면 중동·러시아 등 산유국의 경제 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고 결국 이들 국가에 대한 수출 감소로 이어져 한국 제조업·수출은 직·간접적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의 의존도가 높은 중국 경제도 큰 변수다. 국내외 경제연구소 등은 새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6.5% 안팎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6.5%, 국제통화기금(IMF)은 6.3%를 제시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중국 성장률이 1%포인트 둔화되면 실물부문이 악영향을 받아 한국 성장률은 0.21%포인트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달 22일 내놓은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이 변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중 무역보완도 지수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10년 새 0.524에서 0.348로 하락했다.
미국시장에서 한·중 수출경합도는 0.533에서 0.592로 상승해 중국의 수출 회복이 우리 수출 반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며 중국 기업 M&A를 통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신성장동력 등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데다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각종 경제활성화법안의 국회 처리가 지연되면서 수출업계는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철강협회, 조선해양플랜트협회, 자동차산업협회 등 13개 업종별 단체는 지난달 7일 국회에서 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우리 산업은 세계경제 저성장, 중국의 추격, 글로벌 과잉공급 등 구조적 문제로 인해 수출 감소, 수익률 저하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정부도 새해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14개 시·도별 규제프리존을 설정하는 등 광역시도별 전략산업 집중 육성책 등을 내놓았다.
기업들 역시 이에 부응해 투자 및 매출 촉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조선·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의 경우 기업의 활력이 워낙 떨어져 재도약을 위한 기초체력 회복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호승기자 yos54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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