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대기업 48개사 분석
지분율 100%땐 51.8% 달해
"경영권 승계 위한 수단 이용"
지분율 100%땐 51.8% 달해
"경영권 승계 위한 수단 이용"
대기업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거래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대기업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수 일가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 집단 48개 소속 계열사 1347개의 지난해 내부 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총수 2세의 지분율이 100%인 계열사의 매출액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5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분율이 50% 이상인 경우 내부거래 비중은 43%였고, 지분율이 20% 미만인 계열사는 13%를 차지했다. 총수 2세의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전체 매출액에서 내부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경향은 상장사보다는 비상장사에서, 총수가 없는 집단보다는 총수가 있는 집단에서 크게 나타났다. 상장사 239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7.9%(81조7000억원)인데 반해 비상장사 1108개의 내부거래 비중은 23.3%(99조3000억원)에 달했다. 총수가 있는 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12.7%, 없는 집단은 10.6%로 집계됐다.
공정위의 대대적인 감시와 법적 규제 등으로 그간 일감 몰아주기 관행이 문제시됐던 시스템통합(SI)·물류·광고대행 관련 업종의 내부거래 비중은 꾸준히 줄었지만, 일감 몰아주기를 경영권 승계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은 크게 변하지 않은 셈이다.
실제 48개 대기업 집단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12.4%를 기록해 전년 대비 0.1% 포인트 감소했고, 내부거래 금액도 181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이 줄었다.공정위 측은 "재벌 그룹들이 총수 2세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자금 확보 수단으로 내부 거래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별로는 △SK(28.9%) △포스코(19.4%) △현대자동차(18.8%) 순으로 내부거래 비중이 높았고, 내부거래 금액이 큰 집단은 △SK(47조7000억원) △현대자동차(31조1000억원) △삼성(25조3000억원) 등이었다.
신봉삼 공정위 기업집단과장은 "대기업 집단의 부당 내부거래, 사익 편취 등에 대해 감시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 회사의 내부거래 공시의무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자발적 개선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유근일기자 ryur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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