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인·연구소·기업 '3각 협업체계' 구축
와게닝겐UR 중심으로 기초·응용연구 시너지
ICT 기반 '상품화·지속 가능성' 초점 생태계
와게닝겐UR 중심으로 기초·응용연구 시너지
ICT 기반 '상품화·지속 가능성' 초점 생태계
■ `미래농업` 길을 열어라
(2) '농업혁신' 신생태계 만든 네덜란드
"네덜란드인들은 농업 자체가 '과학'이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농민들은 농업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접근,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해 기술혁신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네덜란드 농업 혁신의 산실로 불리는 와게닝겐대학에서 만난 함준상 농촌진흥청 연구관(농학박사)은 네덜란드의 농업과 IT융합이 '자연적인 귀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네덜란드 농·축산업 현황을 파악하고 양국 간 학술 및 기술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현지에 파견됐다. 함 연구관에 따르면 네덜란드는 세계 농산물 수출 2위 국가로 시설원예·채소·종자·낙농 분야 최고 강국이다. GDP(국내총생산)의 10%를 농업에서 벌어들이며 일자리 10개 중 1개가 농업 관련 분야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네덜란드의 농산물 수출액은 800억유로(약 92조7936억원)에 달했다.
농업 부문 중 특히 시설원예는 네덜란드의 상징으로 통할 만큼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시설원예는 1990년 이전까지는 생산성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나 이후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기술 개발이 이뤄졌다. 지속 가능성은 에너지와 노동력 투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특히 화석에너지 사용, 온실가스 배출, 용수와 토지 사용을 줄이는 데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 농업'을 표방하고 정부 주도 아래 농업에 ICT 기술을 접목, 생육 환경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자동화 기술을 개발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 결과 현재 네덜란드 농업은 95%가 과학기술이고 나머지 5%가 노동력이라고 할 만큼 첨단화돼 '창조농업의 본산'으로 불린다.
농민들은 ICT를 접목한 측정기계를 이용해 날씨, 토양 등 환경을 조사한 후, 도출된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토양 상태를 만들고 알맞은 시기에 파종한다. 이어 센서를 통해 농작물 잎을 분석해 질소와 산소 분포, 영양상태 등을 정밀하게 파악한 후, 농작물 상태에 따라 물과 비료를 투입한다. 이후 선별, 물류 등은 첨단 시스템으로 자동 처리한다.
이러한 첨단 농업은 정부부처, 농업 주체, 연구기관, 기업 등 4자가 협력해 이뤄낸 결실이다. 현재 네덜란드 농업은 연구기관, 기업, 농업 경영인의 '3각 협업 구도'로 이뤄지고 있으며 과거 '지도' 역할을 했던 정부는 교육 등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다.
산학협력 역시 '스마트 농업'의 중요한 원동력이 됐다. 산학협력의 구심점은 와게닝겐UR(University&Research Center)이다. 와게닝겐UR은 국립 연구기관인 DLO와 국립대학인 와게닝겐대학이 통합돼 1997년 설립됐다. DLO의 응용연구와 대학의 기초연구가 시너지를 내며 네덜란드 농업 발전을 이끌고 있는 것. 기초연구는 주로 대학 연구자들이 하며, 과학 실험을 통한 기술 개발이 주로 이뤄진다. 실용화 연구는 전문 연구소에서 3년 내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에 초점을 두고 진행한다. 특히 농지 개발, 농업 생산, 유통 관련 개발연구가 제각각 이뤄지지 않고 일원화돼 외부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고 능동적이며 결과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와게닝겐대학 반경 30㎞ 지역을 '푸드밸리'로 지정, 연구성과와 개발 기술을 식품기업 등과 공유해 실용화도 효과적으로 이뤄진다.
함 연구관은 "네덜란드는 기후와 토양, 자연환경 조건이 주변국보다 나쁘지만 첨단기술을 농업에 효율적으로 활용해 세계 최고 농업국으로 발전했다"며 "최근에는 농업과 ICT가 동시에 발전해 농업 현대화·자동화 수준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으며 다양한 산업부문과 융합이 이뤄지며 농식품 신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와게닝겐(네덜란드)= 박미영기자 my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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