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규제'로 외국계 자산운용사 국내 진출 어려워
증권업계 고객수익관리 실적평가 반영 신뢰 회복나서
투자자도 기업가치 무관한 '묻지마식 투자' 지양해야
증권업계 고객수익관리 실적평가 반영 신뢰 회복나서
투자자도 기업가치 무관한 '묻지마식 투자' 지양해야
■ `2100-700`시대 개막-부활! 한국증시
(하) 활황 넘어 자본시장 강국으로
국내 주식시장에 축제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지만 '자본시장 강국'으로서의 입지는 여전히 불안하다. 현재 증시를 일으키고 있는 유동성의 '단비'가 그치면 또 다시 가뭄에 접어들게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상존하고 있다. 증시가 기초 체력과 대외 경쟁력을 탄탄하게 다져가기 위해서는 정부의 규제 정책과 증권사의 신뢰 회복, 그리고 투자자의 신중함 등 시장 참여자 3자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먼저 시장의 눈은 정부에 쏠려 있다. 금융위원회는 올해를 '자본시장 재창조'의 원년으로 삼고 주식시장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투자 한도를 상향 조정하고 투자 상품을 확대하는 등 여러 정책을 시행했으며 한국거래소는 배당투자 활성화, 상장법인 인센티브 부여, 배당 상품 개발 등에 착수, 증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 일례로 코스닥 상장과 거래 활성화를 위해 절차 간소화, 시장 건전성 재고 등의 노력으로 최근 해외 기업들이 잇따라 국내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유동성으로 풀린 시중 자금이 한국 증시에 대한 신뢰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유입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코스피뿐 아니라 코스닥에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규제 개선의 요구가 가득하다. 해외 증시 대비 제한이 많은 '한국형 규제'로 인해 외국계 자산운용사나 증권사가 국내 증시에 진입이 어렵고,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든 파생상품 규제가 오히려 자본시장에 흐르는 돈의 물줄기를 인위적으로 막아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자본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역할을 현명하게 줄여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고객 신뢰 회복'을 모토로 쇄신에 나선 증권업계의 변화도 주목된다. 지난해 투자자들은 동양사태, 저조한 수익률 등 일련의 불합리한 사건들을 겪으면서 증권업계로부터 등을 돌렸다. 수수료 수익만을 추구하며 투자자들에게 과도한 매매를 권했던 탐욕이 화를 자초했다는 평가다. 올 들어 증권가에는 돌아온 투자자를 다시 떠나가지 않도록 투자자 수익 관리를 실적 평가에 반영하는 변화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삼성증권이 올 3월부터 영업직원 평가기준에서 고객 수익률을 50% 수준으로 반영하기로 하고 분산투자를 통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구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 컨설팅 영업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증시가 다시 활황세를 탄 가운데 증권업계의 이 같은 자기 반성이 계속 이어져야 한다.
건전한 증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투자자 역시 '묻지마 투자' 등에 편승하는 행태를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최근 증시 랠리가 지속되면서 일부 업종에서 호재나 실적 개선 없이 주가 급등세를 보이는 과열 조짐이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가치에 기반하지 않은 주가는 급등락이 나타나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송흥익 KDB대우증권 수석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급격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투자는 실적이 나오는 회사 중심으로 가야 한다"며 "투자자들은 이익이 꾸준히 올라가는 기업을 선별해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유정기자 clicky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