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홈(Smart Home)'은 최근 몇년 간 CES, IFA 등 주요 전시회마다 단골 메뉴였다. 초기에는 가전제품들이 인터넷과 연결된다는 의미에서 '커넥티드 홈(Connected Home)'이란 명칭이 사용되다 스마트폰 시대로 접어들면서 스마트홈이란 개념이 더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기 스마트홈이 가전사들의 기술 과시용과 개념 소개에 그쳤다면 최근에는 현실 속에서 실현 가능한 서비스들이 선보이고 있다. 지난 9월 독일에서 열린 IFA 2014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들과 BSH(보쉬앤지멘스), 밀레 등 독일 가전 업체들은 실제 상용 가능한 스마트홈 제품들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구글과 애플, 중국의 샤오미 등 전통적인 모바일 기업들도 잇따라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들며 격전을 예고하는 상황이다.
내년 1월 열리는 CES2015에서는 스마트홈의 상용화를 넘어서 호환성과 연동이 주요 테마로 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홈이 가전의 미래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면서 각 가전사마다 관련 제품과 기술을 쏟아냈으나 실제로 이를 도입하는 가정은 많지 않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브랜드마다 스마트홈이 호환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주요 전자 및 IT 업체들은 최근 1~2년간 스마트홈의 표준화를 위해 단체들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OIC, 올씬얼라이언스, 쓰레드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단체는 사물인터넷(IoT) 관련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우선 가전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이들은 공격적으로 세를 확대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홈 시대에 주도권을 행사하려고 하고 있다.
지난 7월 발족한 OIC(Open Interconnect Consortium)는 인텔과 삼성전자가 주축이 됐으며 최근에는 HP, 레노버, 지멘스AG, GE소프트웨어 등이 추가로 들어와 회원사가 총 47개로 늘었다. 최종덕 삼성전자 부사장이 OIC의 회장을 맡고 있다. 이보다 앞서 2013년 퀄컴, 시스코시스템즈, 파나소닉 등이 구성한 올씬 얼라이언스(AllSeen Alliance)는 이미 회원사가 100곳이 넘어섰다. LG전자도 올씬얼라이언스의 멤버로 활동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10'에 올씬얼라이언스의 통합 플랫폼인 '올조인'을 탑재하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OIC와 올씬얼라이언스는 CES2015에서 그동안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 등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별로 스마트홈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국내 가전사다. 생활 가전은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가 길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넓히는 게 쉽지 않다. 유럽 가전업체들에 비해 시장 진입이 늦었던 한국 기업들은 스마트홈이 적용된 혁신 가전을 통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고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CES2015에도 스마트TV를 비롯해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조명, 보안 등 스마트 가전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타사 제품과의 호환을 위해 '삼성 스마트홈 플랫폼'을 개발해 왔는데 이번 CES 2015에서 그동안 성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부근 삼성전자 CE부문장(사장)은 CES 2015 기조연설에서 스마트홈을 다시 한번 강조할 계획이다.
LG전자 스마트홈 서비스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전제품과 일상 언어로 채팅하는 '홈챗(Home chat)'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LG전자는 CES 개막에 맞춰 미국 시장에도 홈챗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렌치도어 냉장고 2종, 세탁기/건조기/오븐 각 1종 모델에 홈챗 서비스를 적용했다. 또 홈챗은 구글이 인수한 가정용 온도 조절기인 네스트(Nest)와도 연동된다.
이밖에 밀레와 BSH도 각각 '밀레앳홈', '홈커넥트'라는 이름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전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가전 업체인 하이얼, 하이센스, 창홍 등도 스마트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들을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CEA(전미가전협회)는 이번 CES2015에서 센서와 스마트홈을 포함해 올해에는 900여개의 업체가 참여해 역대 최대의 IoT 전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