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인터넷 기록 등 관련없는 정보 무차별 수집
금융사 비해 보안관리 취약… 보다 엄격한 대책 필요
금융사 비해 보안관리 취약… 보다 엄격한 대책 필요
■ 진단 개인정보 `블랙홀` 모바일 결제
(2) 간편결제 개인정보 수집 실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 역시 결제 기능과 관계없는 개인정보를 다수 수집하고 있어, 보다 촘촘한 관리감독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간편결제를 제공하는 전자결제대행(PG)사의 경우 금융당국의 직접 관리감독 테두리에서 벗어나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9일 다음카카오·LG CNS '카카오페이', LG유플러스 '페이나우', KG이니시스 '케이페이' 등 시중에 출시 또는 출시 예정인 3개 간편결제 서비스의 수집 내역을 조사한 결과, 이들 서비스 모두 앱카드와 마찬가지로 결제 기능과 특별한 연관성이 없는 개인정보를 다수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나우는 △모바일 인터넷 활동기록 △사용자 위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 △사진 찍기 기능 열람권 등을 수집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측은 "ID정보 수집은 예전에 같은 단말기와 앱에서 로그인 시도가 됐는지 부정사용 확인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NFC는 카드번호 등록을 자동으로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수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터넷 활동 기록 열람이나 사용자 위치 수집 등은 간편결제 서비스와 전혀 관계가 없는 개인정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케이페이 역시 사용자 위치파악이나 오디오 기록 기능 등을 수집하고 있다. 특히 오디오 조작 기능은 만약의 경우 해커들에게 악용될 소지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KG이니시스 관계자는 "오디오 기록은 애플리케이션 작동효과음 때문에 수집하고 있으며 위치파악 역시 네트워크기능과 함께 들어간 것 같다"며 "간편결제 앱을 통해 불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공식 출시 이전 삭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 역시 카카오톡의 다양한 개인정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음 카카오 관계자는 "여타 카카오계정을 쓰는 다른 앱들처럼 사용자 구분을 위한 유저아이디만 공유할 뿐 어떠한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도 LG CNS(카카오페이 운영PG사)에 제공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톡 다운로드시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친구찾기나 사진검색 기능 등은 카카오페이에서 악용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전문가들은 각종 개인정보를 PG사가 저장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금융사에 비해 관리가 취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것도 문제라는 시각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간편결제를 사실상 PG사가 주도하는 만큼,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금융위원회가 간편결제를 영위할 수 있는 PG사의 조건을 자본금 400억원, 부정사용방지시스템(FDS) 구축 등으로 내걸었지만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과 파장을 고려했을 때 더 높은 수준의 관리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서비스 편의성을 이유로 모바일 내 다양한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요구하는 간편결제 서비스가 늘어나는 만큼, 이를 통제하기 위한 적절한 기술적-관리적 조치가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송금과 자금관리 등 신뢰유지가 생명인 금융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리스크 관리가 필수"라며 "PG사 제공하는 간편결제 서비스에도 현재보다 훨씬 엄격한 리스크 관리 잣대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신동규·박소영 기자 dkshin@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