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의학은 현재 다양한 학문분야의 발전과 함께 눈부신 성과를 생산하고 있다. 신체의 다양한 조직 및 기관의 재생이 연구되고 있는데, 치의학 분야에서는 치아의 재생이 큰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치아는 다른 기관과는 다르게 다양한 세포기원을 갖고 있으며,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특히 사람과 같은 포유류의 치아는 다양하게 변형되고 특수화된 구조를 갖고 있다. 포유류의 치아는 음식물을 자르고, 다지고, 갈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으며, 치아를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거나 공격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심지어 외부의 온도 변화와 같은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아의 상태만 확인하여도 특정 동물의 섭식과 생활환경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치아는 다양한 모양을 갖고 있으며 이러한 특징적인 치아의 구조는 자연선택과 적응 같은 진화학과 발생생물학의 용어를 빌려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발생단계의 정확하고 자세한 시공간적인 유전자의 발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많이 축적된 기관 중의 하나가 치아인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25년간 다양한 유전자 적중 동물모델 및 유전자 기능분석을 통해 정형화된 치아의 발생과정을 형태학 및 분자생물학 수준에서 정리해 방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의 치아를 가진 척추동물들은 비슷한 신호전달물질들을 이용하여 유사한 발생과정을 거치면서 각 종별로 특이적인 치아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아의 기능적인 구조 형성에만 국한된 유전자 또는 단백질과 같은 신호전달물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에서 치아의 형성에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 털과 샘 같은 피부의 부속 기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몇 포유류(유대류, 바다 소, 땅두더쥐)와 어류 그리고 파충류와 같은 척추동물의 경우, 치아가 계속 자라거나 몇 번에 걸쳐 치아가 지속적으로 탈락과 맹출이 번갈아 일어나는 종들이 있다. 치아 재생에 대한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사람과 이들 종간의 차이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사람과 하등 동물들이 비슷한 유전자의 발현을 공유하고 있다면, 치아가 반복적으로 재생되거나 계속 자라나는 동물들과 사람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즉, 유치가 빠지고 나서 영구치가 한번만 맹출되는 사람의 유전자는 무엇이 다르고 어떤 발현 양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치아재생의 비밀을 푸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시공간을 아우르는 종간의 차이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한 연구 결과는 치아 재생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설계도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분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줄기세포의 경우 발생생물학과 진화학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 원시 상태의 세포라고 보는 것이 온당할 것으로 생각되며, 어떠한 조직으로도 분화가 가능하다는 말은 하등 척추동물의 세포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러한 원시 세포의 분화를 위한 작동 원리, 즉 분화 조절 기작은 현재 가장 고등한 척추동물인 사람의 분화 원리가 아닌 하등 척추동물 또는 무척추 동물의 원리를 이용해 그 분화의 비밀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줄기세포라는 보물 상자의 자물쇠는 쌀뒤주를 잠그고 있는 투박하고 단순한 자물쇠인지도 모른다. 현재 최신 분자생물학에서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들은 최신 디지털 도어 록의 위치와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치아 재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적인 구조의 재생을 위한 연구에서 발생생물학과 진화학 같은 연구의 결과를 반드시 참고하여 보다 적절하고 효율적인 재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관의 정학한 설계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마치 쌀뒤주의 자물쇠를 젓가락처럼 생긴 긴 막대기 하나로 밀어서 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재영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MRC 두개안면기능장애연구센터)
발생단계의 정확하고 자세한 시공간적인 유전자의 발현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가장 많이 축적된 기관 중의 하나가 치아인데,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약 25년간 다양한 유전자 적중 동물모델 및 유전자 기능분석을 통해 정형화된 치아의 발생과정을 형태학 및 분자생물학 수준에서 정리해 방대한 자료를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의 치아를 가진 척추동물들은 비슷한 신호전달물질들을 이용하여 유사한 발생과정을 거치면서 각 종별로 특이적인 치아를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치아의 기능적인 구조 형성에만 국한된 유전자 또는 단백질과 같은 신호전달물질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에서 치아의 형성에 문제를 갖고 있는 경우, 털과 샘 같은 피부의 부속 기관에도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몇몇 포유류(유대류, 바다 소, 땅두더쥐)와 어류 그리고 파충류와 같은 척추동물의 경우, 치아가 계속 자라거나 몇 번에 걸쳐 치아가 지속적으로 탈락과 맹출이 번갈아 일어나는 종들이 있다. 치아 재생에 대한 비밀을 풀기 위해서는 사람과 이들 종간의 차이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내용처럼 사람과 하등 동물들이 비슷한 유전자의 발현을 공유하고 있다면, 치아가 반복적으로 재생되거나 계속 자라나는 동물들과 사람과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즉, 유치가 빠지고 나서 영구치가 한번만 맹출되는 사람의 유전자는 무엇이 다르고 어떤 발현 양식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지에 대한 해답이 치아재생의 비밀을 푸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러한 다양한 시공간을 아우르는 종간의 차이에 대해 입체적으로 접근한 연구 결과는 치아 재생을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과 설계도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현재 많은 연구자들이 줄기세포를 이용하는 분화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줄기세포의 경우 발생생물학과 진화학의 시점에서 바라볼 때 원시 상태의 세포라고 보는 것이 온당할 것으로 생각되며, 어떠한 조직으로도 분화가 가능하다는 말은 하등 척추동물의 세포와 비슷한 성격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이러한 원시 세포의 분화를 위한 작동 원리, 즉 분화 조절 기작은 현재 가장 고등한 척추동물인 사람의 분화 원리가 아닌 하등 척추동물 또는 무척추 동물의 원리를 이용해 그 분화의 비밀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지금 주어진 줄기세포라는 보물 상자의 자물쇠는 쌀뒤주를 잠그고 있는 투박하고 단순한 자물쇠인지도 모른다. 현재 최신 분자생물학에서 사람의 세포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들은 최신 디지털 도어 록의 위치와 작동 원리를 연구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치아 재생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능적인 구조의 재생을 위한 연구에서 발생생물학과 진화학 같은 연구의 결과를 반드시 참고하여 보다 적절하고 효율적인 재생이 가능할 수 있도록 조직과 기관의 정학한 설계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마치 쌀뒤주의 자물쇠를 젓가락처럼 생긴 긴 막대기 하나로 밀어서 열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김재영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 교수 (MRC 두개안면기능장애연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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