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금융위원회가 중소ㆍ벤처기업 등 혁신형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인 프리보드 시장에 대한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대기업을 포함해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비상장주식의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프리보드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여전히 중소ㆍ벤처기업의 가장 절실한 화두인 자금조달은 빠지고 그 외형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진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실정에 초기기업들이 선택 가능한 유일한 대안인 프리보드 시장 마저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이 아닌 유통 시장으로 주된 방향을 선회하게 되면서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ㆍ벤처기업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시장의 기능은 되레 좁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든다.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져있던 프리보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 만 하나, 이번 개편 방안이 과연 창업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초기 중소ㆍ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를 새로 도입했다. 하지만, 코넥스 상장 21개 기업의 평균 매출과 순이익은 286억과 14억으로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이라기에는 아주 큰 괴리가 있다. 정작 이와 같은 규모의 매출과 이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을 두고 초기기업이라 칭하기엔 무리가 있는 까닭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마련된 크라우드펀딩 법제화 역시 국회에 계류되어 아직까지 법률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창업을 권유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자금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엔젤투자ㆍ크라우드펀딩 등 이와 관련한 제도적 지원책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태이다. 현재의 제도적 기반들을 통해 엔젤투자가들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은 전무한 상태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엔젤투자가 늘어나려면 엔젤투자자가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엔젤투자를 받은 기업의 주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코넥스 혹은 코스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힘들다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코스닥 상장까지는 평균 14년이 필요하고, 코넥스에 상장을 위해서도 왠지 300억원대의 매출 실적이 필요해 보인다.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었다는 코넥스에 처음 입성한 21개의 상장기업의 매출액이 286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들 상당수는 그 정도의 매출액을 올려야만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부와 금융위원회에 진정으로 묻고 싶다. 초기기업이란 어느 정도의 수준의 기업을 뜻하는 것인지를, 진정한 초기기업이 직접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를.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죽음의 계곡인 기술장벽을 넘기 위해 필요한 자금조달이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계곡을 넘기 위한 다리가 사실상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인 것이다.
최근 코넥스 상장사 옐로페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22억원 가량을 조달했다고 한다. 허나 스타트업이 기술장벽을 넘기 위해 초기에 필요한 자금은 20∼30억원의 큰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2∼3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진정성을 갖고 엔젤투자가 확대되고 스타트업이 성장단계를 거치기를 바란다면 코넥스를 초기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시장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낮은 단계인 프리보드가 엔젤투자 마켓으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액공모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창업초기기업에게 실질적인 자금조달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창업기업이 엔젤투자, 크라우드펀딩 등 직접자금 조달에 관심이 많은 만큼 프리보드가 자금조달 기능 역시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 주길 바란다. 프리보드가 더 큰 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상의 시장이 아닌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아이디어로 재차 자금조달의 기회가 주어지는 융통성이 있고 생기 넘치는 엔젤투자마켓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승한 프리보드기업협회장
대기업을 포함해 시장을 확대함으로써 비상장주식의 원활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 프리보드 시장의 활성화를 도모하겠다는 목적이지만, 여전히 중소ㆍ벤처기업의 가장 절실한 화두인 자금조달은 빠지고 그 외형확대에만 초점이 맞춰진 듯해 아쉬움이 남는다.
인수합병(M&A)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우리나라 실정에 초기기업들이 선택 가능한 유일한 대안인 프리보드 시장 마저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이 아닌 유통 시장으로 주된 방향을 선회하게 되면서 스타트업을 포함한 중소ㆍ벤처기업이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시장의 기능은 되레 좁아진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든다.
사실상 고사 상태에 빠져있던 프리보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은 환영할 만 하나, 이번 개편 방안이 과연 창업생태계의 선순환에 기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남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초기 중소ㆍ벤처기업의 자금조달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를 새로 도입했다. 하지만, 코넥스 상장 21개 기업의 평균 매출과 순이익은 286억과 14억으로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한 시장이라기에는 아주 큰 괴리가 있다. 정작 이와 같은 규모의 매출과 이익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을 두고 초기기업이라 칭하기엔 무리가 있는 까닭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마련된 크라우드펀딩 법제화 역시 국회에 계류되어 아직까지 법률적 토대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청년들의 적극적인 창업을 권유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통한 자금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인데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엔젤투자ㆍ크라우드펀딩 등 이와 관련한 제도적 지원책들의 준비가 미흡한 상태이다. 현재의 제도적 기반들을 통해 엔젤투자가들이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시장은 전무한 상태라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엔젤투자가 늘어나려면 엔젤투자자가 많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당연히 엔젤투자를 받은 기업의 주권을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 마련돼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코넥스 혹은 코스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힘들다는 답이 돌아올 것이다.
코스닥 상장까지는 평균 14년이 필요하고, 코넥스에 상장을 위해서도 왠지 300억원대의 매출 실적이 필요해 보인다. 초기기업의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었다는 코넥스에 처음 입성한 21개의 상장기업의 매출액이 286억원 수준이었다는 것을 확인한 스타트업 기업의 대표들 상당수는 그 정도의 매출액을 올려야만 정부로부터 정식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부와 금융위원회에 진정으로 묻고 싶다. 초기기업이란 어느 정도의 수준의 기업을 뜻하는 것인지를, 진정한 초기기업이 직접 자금조달을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인지를.
창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죽음의 계곡인 기술장벽을 넘기 위해 필요한 자금조달이 성공적으로 수행돼야 한다. 계곡을 넘기 위한 다리가 사실상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인 것이다.
최근 코넥스 상장사 옐로페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22억원 가량을 조달했다고 한다. 허나 스타트업이 기술장벽을 넘기 위해 초기에 필요한 자금은 20∼30억원의 큰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일차적으로 2∼3억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이다.
진정성을 갖고 엔젤투자가 확대되고 스타트업이 성장단계를 거치기를 바란다면 코넥스를 초기기업을 위한 자금조달 시장이라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그보다 더 낮은 단계인 프리보드가 엔젤투자 마켓으로서의 역할을 일정 부분 담당해야 할 것이다. 또한, 소액공모나 크라우드펀딩을 통해서 직접적으로 창업초기기업에게 실질적인 자금조달의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최근 창업기업이 엔젤투자, 크라우드펀딩 등 직접자금 조달에 관심이 많은 만큼 프리보드가 자금조달 기능 역시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 주길 바란다. 프리보드가 더 큰 시장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정상의 시장이 아닌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아이디어로 재차 자금조달의 기회가 주어지는 융통성이 있고 생기 넘치는 엔젤투자마켓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송승한 프리보드기업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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