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난제 해결 `빛공장` 세운다…폭 50mㆍ길이 1100m 국내 최장 단층건물 중견ㆍ중소기업 130곳 사업 참여 `구슬땀`
9일 경북 포항 지곡동에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 건설 기공식을 가졌다. 4세대 가속기는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강한 빛을 찰나에 만들어 지금까지의 기술로 보지 못했던 살아있는 세포의 움직임과 식물의 광합성, 물 분자의 변화 등 초고속 생명ㆍ화학현상을 보는 거대장치다. 물리ㆍ화학ㆍ생물 등 기초과학 연구장비면서 ITㆍ반도체소자ㆍ의료 등 산업에도 급격한 기술진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현재 4세대 가속기를 운영하는 곳은 미국과 일본뿐. 우리나라가 오는 2015년 가속기를 완공하면 세계 세 번째 보유국이 된다.
건설을 지휘하고 있는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방사광가속기추진단장은 "폭 25∼50m, 길이 1100m의 단층 건물 속에 폭 3.8m, 높이 3m, 콘크리트 두께 2m의 터널이 설치된다"며 "완공되면 국내에서 가장 긴 단층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속기는 부지면적 10만2700㎡, 건물연면적 3만6720㎡ 규모로, 기존 3세대 가속기 인근에 들어선다. 국고 4000억원 등 총 4260억원이 투입되며 최근 국회에서 추경 200억원이 확정돼 사업은 더 속도를 내게 됐다.
가속기는 금속에 레이저를 쏴 만든 전자를 강력한 전파에 실어 섬광 같은 속도로 연구 시료에 부딪힌 후 영상을 얻는다. 이를 위해 극한의 정밀도와 강한 전기를 만들고 다루는 기술, 찰나를 이미지로 바꾸는 영상처리기법 등이 요구된다.
고 단장은 "3세대가 대부분 해외 기술이나 부품에 의존했다면 4세대는 약 80% 국산화된다"며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기술을 습득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치는 가속장치인 전자빔과 실험장치인 광자빔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까지 부품설계를 끝내고 올해부터 국내외 산업체에서 제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자빔 가속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130여 중견중소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3세대에서는 170m 길이의 선형가속기에서 전자를 가속시킨 후 둘레 280m의 둥근 링에서 회전시키면서 링 주변에 약 30개의 실험장치를 설치해 방사광을 이용한 실험을 한다. 그러나 4세대는 길이 1.1㎞의 선형가속기로만 구성되고 끝에 3개의 실험장치를 달아 실험을 한다.
전자를 가속시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해 미시세계를 들여다본다는 점은 같지만, 빛의 강도가 훨씬 커지는 만큼 이전보다 훨씬 작은 세계와 찰나의 현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빛은 종전보다 100억배 밝아지고 들여다볼 수 있는 물질 크기도 0.1∼1㎜에서 0.1㎚(나노미터)로 최대 1000분의 1까지 작아진다. 1000조분의 1초(펨토초) 단위로 물질의 생성과정을 연속 촬영하면서 구조를 관찰할 수도 있다.
4세대의 빛이 3세대와 가장 다른 점은 더 작은 영역에 강하게 모이면서 레이저화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세대에서는 고체로 된 원자나 분자의 정지상태만 볼 수 있었지만 4세대에서는 원자의 움직임과 액체 상태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고 단장은 "기술 진화를 통해 고체ㆍ기체뿐만 아니라 액체까지 볼 수 있게 되면 살아있는 세포, 물 속 수소 원자의 움직임도 관찰, 화석연료 경제를 수소기반 경제로 바꾸는 전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안경애기자 naturean@
현재 4세대 가속기를 운영하는 곳은 미국과 일본뿐. 우리나라가 오는 2015년 가속기를 완공하면 세계 세 번째 보유국이 된다.
건설을 지휘하고 있는 고인수 포항가속기연구소 4세대방사광가속기추진단장은 "폭 25∼50m, 길이 1100m의 단층 건물 속에 폭 3.8m, 높이 3m, 콘크리트 두께 2m의 터널이 설치된다"며 "완공되면 국내에서 가장 긴 단층건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속기는 부지면적 10만2700㎡, 건물연면적 3만6720㎡ 규모로, 기존 3세대 가속기 인근에 들어선다. 국고 4000억원 등 총 4260억원이 투입되며 최근 국회에서 추경 200억원이 확정돼 사업은 더 속도를 내게 됐다.
가속기는 금속에 레이저를 쏴 만든 전자를 강력한 전파에 실어 섬광 같은 속도로 연구 시료에 부딪힌 후 영상을 얻는다. 이를 위해 극한의 정밀도와 강한 전기를 만들고 다루는 기술, 찰나를 이미지로 바꾸는 영상처리기법 등이 요구된다.
고 단장은 "3세대가 대부분 해외 기술이나 부품에 의존했다면 4세대는 약 80% 국산화된다"며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기술을 습득해 사업화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장치는 가속장치인 전자빔과 실험장치인 광자빔 시스템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까지 부품설계를 끝내고 올해부터 국내외 산업체에서 제작하고 있다. 특히 국내 산업체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자빔 가속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현재 130여 중견중소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3세대에서는 170m 길이의 선형가속기에서 전자를 가속시킨 후 둘레 280m의 둥근 링에서 회전시키면서 링 주변에 약 30개의 실험장치를 설치해 방사광을 이용한 실험을 한다. 그러나 4세대는 길이 1.1㎞의 선형가속기로만 구성되고 끝에 3개의 실험장치를 달아 실험을 한다.
전자를 가속시켜 나오는 방사광을 이용해 미시세계를 들여다본다는 점은 같지만, 빛의 강도가 훨씬 커지는 만큼 이전보다 훨씬 작은 세계와 찰나의 현상을 들여다볼 수 있다. 빛은 종전보다 100억배 밝아지고 들여다볼 수 있는 물질 크기도 0.1∼1㎜에서 0.1㎚(나노미터)로 최대 1000분의 1까지 작아진다. 1000조분의 1초(펨토초) 단위로 물질의 생성과정을 연속 촬영하면서 구조를 관찰할 수도 있다.
4세대의 빛이 3세대와 가장 다른 점은 더 작은 영역에 강하게 모이면서 레이저화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3세대에서는 고체로 된 원자나 분자의 정지상태만 볼 수 있었지만 4세대에서는 원자의 움직임과 액체 상태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고 단장은 "기술 진화를 통해 고체ㆍ기체뿐만 아니라 액체까지 볼 수 있게 되면 살아있는 세포, 물 속 수소 원자의 움직임도 관찰, 화석연료 경제를 수소기반 경제로 바꾸는 전기를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안경애기자 naturean@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