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연료 기술 자립 성공… 수출국 탈바꿈
연500톤 농축우라늄 소결체→연료봉으로 가공
2016년부터 UAE에 공급…세계 톱3 도약 목표
지난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전원자력연료 제2공장. 이 곳은 23개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전량 공급되는 핵연료 제조 및 생산의 핵심부다. 최근 한전원자력연료는 미국 기술을 도입해 핵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지 25년 만에 우리 고유 핵연료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핵연료 기술 자립에 성공한 것이다.
핵연료는 우라늄 농축과 소결체 제작 공정을 담당하는 제2공장과 제작된 소결체를 연료봉에 장입하고 집합체로 만드는 제1공장을 거쳐 최종 생산된다. 오는 2016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공급할 핵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제3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먼저 제2공장에 들어섰다. 이 곳은 재변환 공정과 소결체 제조 공정이 이뤄진다. 우선 재변환 공정에서는 수입해 들어온 고체 상태의 농축 우라늄(육불화우라늄)을 수소가스와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연료 제조에 적합한 이산화우라늄 분말로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건식재변환 공정'이라 하는데, 경수로용 핵연료를 생산하는 핵심 공정 중의 하나다.
황인규 재변환팀장은 "우리나라는 한ㆍ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농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에서 농축된 우라늄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연간 500톤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들여와 핵연료로 가공해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변환 공정에서 생산된 이산화우라늄 분말은 소결체 제조 공정으로 옮겨져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펠렛으로 성형 가공된다. 펠렛은 담배 필터 크기의 둥근 원통형으로 압축 성형된 후 1700℃의 고온에서 열처리된 뒤 표면을 연삭해 제작한다. 소결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10∼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이산화우라늄 분말 입자를 1250㎛ 크기로 크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입자의 밀도를 높여 핵연료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오래 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4시간에 걸친 1750℃ 고열과 냉각과정을 거쳐 이론 밀도 95%에 달하는 소결체가 생산된다.
문봉식 소결체팀장은 "소결체의 무게는 5.2g, 직경 8㎜, 높이 10㎜에 달하고, 소결체 1개는 약 1800㎾h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4인 가족이 8개월가량 쓸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생산된 소결체는 엄격한 품질검사 후 저장용기에 포장돼 우라늄 창고로 입고된 뒤 별도의 차량으로 인근의 제1공장으로 옮겨진다. 제1공장에서는 연료봉 제조, 소결체 장입, 연료봉 검사, 연료집합체 제조 등의 공정이 이뤄진다. 연료봉(직경 9.5㎜, 두께 0.57㎜, 길이 4m)은 핵연료가 원자로 내에서 연소할 때 핵분열에너지를 방출하는 모체다. 이 때문에 열전달 특성이 좋고 내부식성이 우수한 지르코늄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지르코늄 합금은 핵연료 재료비의 70%를 차지할 만큼 고가이자 전략물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기술개발에 나서 2009년 국산화에 성공해 한전원자력연료 인근 관평동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이종무 홍보실장은 "국산화에 성공한 지르코늄 합금 피복관은 우리가 기술이전을 받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로부터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수 가공과 용접을 통해 먼지와 습기 등의 불순물을 제거해 만들어진 연료봉에는 우라늄 소결체가 장입된다. 이어 연료봉 한쪽 끝에는 압축 스프링이 넣어지고 연료봉의 변형 방지를 위해 헬륨가스가 주입된 뒤 상부봉 단마개를 전기저항용접으로 완전 밀봉하면 연료봉 제작은 완료된다.
연료봉 다발을 일컫는 집합체 1개에 들어가는 연료봉수는 264개이고, 연료봉 안에는 9만8000개의 소결체가 장입된다.
한전원자력연료는 하루 평균 1400개의 연료봉을 생산한다. 즉, 6개의 연료집합체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봉은 우라늄 농축도, 소결체 장입길이 및 간격, 스프링의 장입 유무 등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비피괴 검사장치로 검사한 뒤 출고되면 바코드가 부쳐져 원자력발전소에 장착될 때까지 이력 관리된다. 집합체 1개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약 1억7000만㎾h로, 우리나라 6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박철주 생산본부장은 "설립 30년 만에 핵연료 기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핵연료 기술 자립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 세계 톱 3의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2016년부터 UAE에 공급…세계 톱3 도약 목표
지난 7일 오전 대전 유성구 한전원자력연료 제2공장. 이 곳은 23개 국내 원자력발전소에 전량 공급되는 핵연료 제조 및 생산의 핵심부다. 최근 한전원자력연료는 미국 기술을 도입해 핵연료를 생산하기 시작한 지 25년 만에 우리 고유 핵연료의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 핵연료 기술 자립에 성공한 것이다.
핵연료는 우라늄 농축과 소결체 제작 공정을 담당하는 제2공장과 제작된 소결체를 연료봉에 장입하고 집합체로 만드는 제1공장을 거쳐 최종 생산된다. 오는 2016년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 공급할 핵연료를 생산하기 위한 제3공장 건설도 계획 중이다.
먼저 제2공장에 들어섰다. 이 곳은 재변환 공정과 소결체 제조 공정이 이뤄진다. 우선 재변환 공정에서는 수입해 들어온 고체 상태의 농축 우라늄(육불화우라늄)을 수소가스와 고온의 수증기와 반응시켜 연료 제조에 적합한 이산화우라늄 분말로 만든다. 이러한 과정을 `건식재변환 공정'이라 하는데, 경수로용 핵연료를 생산하는 핵심 공정 중의 하나다.
황인규 재변환팀장은 "우리나라는 한ㆍ미 원자력협정에 따라 농축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미국과 프랑스, 러시아 등에서 농축된 우라늄을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면서 "연간 500톤 규모의 농축 우라늄을 들여와 핵연료로 가공해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변환 공정에서 생산된 이산화우라늄 분말은 소결체 제조 공정으로 옮겨져 손가락 한마디 크기의 펠렛으로 성형 가공된다. 펠렛은 담배 필터 크기의 둥근 원통형으로 압축 성형된 후 1700℃의 고온에서 열처리된 뒤 표면을 연삭해 제작한다. 소결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10∼100마이크로미터(㎛) 크기의 이산화우라늄 분말 입자를 1250㎛ 크기로 크게 만들어야 한다.
이는 입자의 밀도를 높여 핵연료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오래 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4시간에 걸친 1750℃ 고열과 냉각과정을 거쳐 이론 밀도 95%에 달하는 소결체가 생산된다.
문봉식 소결체팀장은 "소결체의 무게는 5.2g, 직경 8㎜, 높이 10㎜에 달하고, 소결체 1개는 약 1800㎾h의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는 4인 가족이 8개월가량 쓸 수 있는 전력량과 맞먹는다"고 말했다.
생산된 소결체는 엄격한 품질검사 후 저장용기에 포장돼 우라늄 창고로 입고된 뒤 별도의 차량으로 인근의 제1공장으로 옮겨진다. 제1공장에서는 연료봉 제조, 소결체 장입, 연료봉 검사, 연료집합체 제조 등의 공정이 이뤄진다. 연료봉(직경 9.5㎜, 두께 0.57㎜, 길이 4m)은 핵연료가 원자로 내에서 연소할 때 핵분열에너지를 방출하는 모체다. 이 때문에 열전달 특성이 좋고 내부식성이 우수한 지르코늄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지르코늄 합금은 핵연료 재료비의 70%를 차지할 만큼 고가이자 전략물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년 기술개발에 나서 2009년 국산화에 성공해 한전원자력연료 인근 관평동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다.
이종무 홍보실장은 "국산화에 성공한 지르코늄 합금 피복관은 우리가 기술이전을 받은 미국 웨스팅하우스사로부터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아 역으로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수 가공과 용접을 통해 먼지와 습기 등의 불순물을 제거해 만들어진 연료봉에는 우라늄 소결체가 장입된다. 이어 연료봉 한쪽 끝에는 압축 스프링이 넣어지고 연료봉의 변형 방지를 위해 헬륨가스가 주입된 뒤 상부봉 단마개를 전기저항용접으로 완전 밀봉하면 연료봉 제작은 완료된다.
연료봉 다발을 일컫는 집합체 1개에 들어가는 연료봉수는 264개이고, 연료봉 안에는 9만8000개의 소결체가 장입된다.
한전원자력연료는 하루 평균 1400개의 연료봉을 생산한다. 즉, 6개의 연료집합체를 만들어 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봉은 우라늄 농축도, 소결체 장입길이 및 간격, 스프링의 장입 유무 등을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비피괴 검사장치로 검사한 뒤 출고되면 바코드가 부쳐져 원자력발전소에 장착될 때까지 이력 관리된다. 집합체 1개가 생산하는 전력량은 약 1억7000만㎾h로, 우리나라 6만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는 양에 해당한다.
박철주 생산본부장은 "설립 30년 만에 핵연료 기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변모하고 있다"면서 "핵연료 기술 자립을 기반으로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 세계 톱 3의 핵연료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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