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국가기록 `디지털 복원` 한창
사진ㆍ문서 등 매체별 보존처리 `구슬땀`
40% 완료…영상필름 자체기술 자동복원
"기록이 부실한 나라, 기록이 뒤져 외교갈등에서 늘 뒤지는 나라라는 인식은 일제시대를 거치며 잘못 전해진 인식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느 민족보다 꼼꼼하게 기록하고 기록물을 관리해왔습니다."
지난 21일 경기 성남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을 찾은 기자단이 만난 기록관 관계자들은 21세기형 국가기록을 관리하는 관리로서 자부심이 넘쳤다.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관과 나라기록관으로 나뉘어 모든 국무회의록부터 역대 대통령 관련 자료를 보관하면서 복원에 힘쓰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 관련 자료 1000여건을 인수받았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국가기록원 부지를 갖춘 국가가 우리나라"라며 "1만5000평 규모의 부지로 미국 국가기록원인 내셔널 아카이브 5만평에 이어 규모로도 두번째"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현재 성남 국가기록관에 함께 위치한 대통령기록관은 2015년까지 세종시에 새롭게 지어지는 신청사로 이전하게 된다.
대전 본원과 부산 분원(역사기록관), 성남 나라기록관으로 나뉘어 있는 국가기록원은 시청각기록물인 사진ㆍ필름, 영화필름, 오디오, 비디오 매체의 기록물들을 소중한 유산으로써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매체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 추진에 한창이었다.
시청각기록물 디지털화 통계의 경우 전체 소장량(약 242만점) 중 30%(72만점) 작업 완료됐고, 음성자료는 54%, 필름-사진인화지 등 사진필름 이미지는 30% 정도의 디지털작업이 진행됐다.
1969년 총무처 소속 `정부기록보존소'를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기록 및 보존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김재순 국가기록원 복원연구과장의 설명이다.
김 과장은 "우리가 기록을 잘 못하는 민족이라는 주장은 일본이 심어준 편견"이라며 "고려 시대 사각(史閣), 조선시대 왕조실록을 보관한 전국 5대 사고(史庫) 시스템 등 우리 조상들은 국가의 주요 사건을 기록하고 이를 훌륭하게 보존해왔다"고 말했다. 조선왕조 때는 태백산맥의 오대산 깊숙이 사고를 짓는 등 어느 한쪽 자료가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멸실이 되도 다른쪽 사고가 보존되도록 했다.
2013년 국가기록원의 핵심 화두는 자료의 `디지털화'다. 국가기록원 전체 자료 중 약 30∼40%의 디지털화를 보이고 있으며 추가 작업을 위해 연구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자단이 현장을 찾은 이날도 각 실에 배치된 복원연구사들이 자료를 정리하고 자료의 잡티를 제거하는 디지털작업으로 분주했다. 정상외교 사진, 주요 정치인들이 60∼70년대에 주고 받은 선물, 너덜너덜해진 주요 외교문서 등 국가의 주요 기록이 IT를 통해 `영원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현장이었다.
기록원에 따르면, 70년대 이전에 촬영된 영상필름은 기록층의 물리적인 특성과 장기간의 사용으로 인해 많은 긁힘이나 이물질 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름 영상기록물을 디지털화할 경우 원본 필름의 훼손 상태가 그대로 티가 나게 돼 국가기록원이 `디지털화 영상 자동 복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신호처리 또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 자동으로 훼손 부분을 복원하고 있다.
기존 영상복원 시스템이 직선 긁힘만을 복원할 수 있는 반해 블록 템플레이트 방법을 사용해 직선 및 곡선 형태의 긁힘도 복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훼손 탐지 및 복원을 고속화하기 위해 범용처리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한 병렬처리를 구현, 10분짜리 영화의 긁힘과 얼룩 훼손을 복원하는 데에는 약 45분이 소요된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건의 특허를 출원해 현재 심사중이다.
한편 이날 나라기록관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1977년도에 작성됐던 이른바 `박정희 행정수도이전 백지계획' 관련 문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극비를 뛰어넘는 `엄비(嚴秘)' 마크가 찍힌 이 자료는 충남 공주시 장기면 일대에 행정수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1안과 2안으로 나뉘어 구체적인 도시구상을 마친 모습이었다.
1안은 도시 중앙에 청와대와 입법, 사법부가 모여 있고 주변에 주거지역을 구성한 계획도시의 모습을, 2안은 방사형 도시 형태를 구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이 조선 한양시절부터 이어오던 수도로서 서울의 기능이 과밀화, 비대화 등 역기능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 세계 주요 수도를 비교분석 한 후 대통령 직속 기획단에 작성토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규기자 dkshin@
40% 완료…영상필름 자체기술 자동복원
"기록이 부실한 나라, 기록이 뒤져 외교갈등에서 늘 뒤지는 나라라는 인식은 일제시대를 거치며 잘못 전해진 인식입니다. 우리 선조들은 어느 민족보다 꼼꼼하게 기록하고 기록물을 관리해왔습니다."
지난 21일 경기 성남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을 찾은 기자단이 만난 기록관 관계자들은 21세기형 국가기록을 관리하는 관리로서 자부심이 넘쳤다.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관과 나라기록관으로 나뉘어 모든 국무회의록부터 역대 대통령 관련 자료를 보관하면서 복원에 힘쓰고 있었다. 마침 이날은 17대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 관련 자료 1000여건을 인수받았다.
박경국 국가기록원장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국가기록원 부지를 갖춘 국가가 우리나라"라며 "1만5000평 규모의 부지로 미국 국가기록원인 내셔널 아카이브 5만평에 이어 규모로도 두번째"라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현재 성남 국가기록관에 함께 위치한 대통령기록관은 2015년까지 세종시에 새롭게 지어지는 신청사로 이전하게 된다.
대전 본원과 부산 분원(역사기록관), 성남 나라기록관으로 나뉘어 있는 국가기록원은 시청각기록물인 사진ㆍ필름, 영화필름, 오디오, 비디오 매체의 기록물들을 소중한 유산으로써 후대에 남겨주기 위해 매체별 보존처리 및 디지털화 추진에 한창이었다.
시청각기록물 디지털화 통계의 경우 전체 소장량(약 242만점) 중 30%(72만점) 작업 완료됐고, 음성자료는 54%, 필름-사진인화지 등 사진필름 이미지는 30% 정도의 디지털작업이 진행됐다.
1969년 총무처 소속 `정부기록보존소'를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가기록 및 보존의 역사는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이 김재순 국가기록원 복원연구과장의 설명이다.
김 과장은 "우리가 기록을 잘 못하는 민족이라는 주장은 일본이 심어준 편견"이라며 "고려 시대 사각(史閣), 조선시대 왕조실록을 보관한 전국 5대 사고(史庫) 시스템 등 우리 조상들은 국가의 주요 사건을 기록하고 이를 훌륭하게 보존해왔다"고 말했다. 조선왕조 때는 태백산맥의 오대산 깊숙이 사고를 짓는 등 어느 한쪽 자료가 전쟁이나 화재 등으로 멸실이 되도 다른쪽 사고가 보존되도록 했다.
2013년 국가기록원의 핵심 화두는 자료의 `디지털화'다. 국가기록원 전체 자료 중 약 30∼40%의 디지털화를 보이고 있으며 추가 작업을 위해 연구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기자단이 현장을 찾은 이날도 각 실에 배치된 복원연구사들이 자료를 정리하고 자료의 잡티를 제거하는 디지털작업으로 분주했다. 정상외교 사진, 주요 정치인들이 60∼70년대에 주고 받은 선물, 너덜너덜해진 주요 외교문서 등 국가의 주요 기록이 IT를 통해 `영원의 새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현장이었다.
기록원에 따르면, 70년대 이전에 촬영된 영상필름은 기록층의 물리적인 특성과 장기간의 사용으로 인해 많은 긁힘이나 이물질 등으로 훼손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필름 영상기록물을 디지털화할 경우 원본 필름의 훼손 상태가 그대로 티가 나게 돼 국가기록원이 `디지털화 영상 자동 복원 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신호처리 또는 컴퓨터 비전 기술을 이용, 자동으로 훼손 부분을 복원하고 있다.
기존 영상복원 시스템이 직선 긁힘만을 복원할 수 있는 반해 블록 템플레이트 방법을 사용해 직선 및 곡선 형태의 긁힘도 복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훼손 탐지 및 복원을 고속화하기 위해 범용처리 그래픽처리장치(GPU)에 의한 병렬처리를 구현, 10분짜리 영화의 긁힘과 얼룩 훼손을 복원하는 데에는 약 45분이 소요된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2건의 특허를 출원해 현재 심사중이다.
한편 이날 나라기록관에서는 박정희 대통령 재임 시절인 지난 1977년도에 작성됐던 이른바 `박정희 행정수도이전 백지계획' 관련 문서가 언론에 공개됐다. 극비를 뛰어넘는 `엄비(嚴秘)' 마크가 찍힌 이 자료는 충남 공주시 장기면 일대에 행정수도를 건설한다는 계획으로 1안과 2안으로 나뉘어 구체적인 도시구상을 마친 모습이었다.
1안은 도시 중앙에 청와대와 입법, 사법부가 모여 있고 주변에 주거지역을 구성한 계획도시의 모습을, 2안은 방사형 도시 형태를 구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전 대통령이 조선 한양시절부터 이어오던 수도로서 서울의 기능이 과밀화, 비대화 등 역기능이 너무 커졌다고 판단, 세계 주요 수도를 비교분석 한 후 대통령 직속 기획단에 작성토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동규기자 dkshin@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