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유명대학에서 줄기세포에 대한 논문을 위조했다는 기사가 신문의 지면을 장식했다. 논문을 위조 및 변조하여 국제학술지에 싣는다는 것은 개인의 위상이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국가의 전체 연구수준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런 일 들이 반복이 되면,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아무리 좋은 연구결과가 나오더라도 외국의 유명 학술지에서는 신뢰가 떨어져 몇 번의 검증을 요구할 수도 있고, 아예 믿지 않을 수도 있다.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우리나라가 과학의 선진국의 반열에 올라가 있을 수는 있지만, 이에 상응하게 요구되는 윤리적 수준은 아직도 떨어지는 것 같다.
의학분야에서는 윤리적 건전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한 학자가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환자나 다른 건강한 사람에게 직접 시험을 하고자 할 때, 사람에게 사용될 의약품이나, 제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것을 감시하는 기관이 바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이다.
IRB가 발족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보면, 1957년 독일의 그루넨탈 제약회사에서 한 수면제를 개발하였고, 동물들에게 실험한 결과 부작용이 낮은 수면제로 판명되어 자유롭게 판매되었다. 특히, 임산부들에게 입덧과 불면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광고가 주효해서 엄청나게 많이 팔려나갔는데 후에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 약이었다. 1년 후 가장 먼저 독일에서 손과 발이 매우 짧은 기형아가 태어나기 시작했고, 점차 늘어 유럽에서 약 1만명이 넘는 기형아가 태어났다. 그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1961년에 한 유전학 교수가 기형의 원인이 탈리도마이드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사람의 태아는 42일 이내에 팔, 다리가 생기는데 이 시기에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하면 태아의 사지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혈관이 생기지 않아 100%의 기형이 생기게 된다. 유럽이 기형아로 진통을 겪을 때, 미국에서는 단 17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는데 그 이유는 FDA의 약품 심사관이었던 켈시 박사가 이 약이 동물에서는 아무런 수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상히 여겨 쉽게 판매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공으로 케네디 대통령의 표창장을 받았다.
이러한 사건을 기반으로 1964년 세계보건기구는 헬싱키 선언을 통해 임상시험전 IRB가 계획서를 검토하고 사전 승인하도록 요구하는 원칙을 만들었고, 1979년 벨몬트 보고서를 통해 생명의료와 행동 연구의 인간 피험자 보호를 위한 국가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인간존중ㆍ이익ㆍ정의라는 세 가지 기본원칙이 만들어 있다. 이로 인하여 신약이 개발되려면 IRB를 통과하여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친 후 안정성이 검증이 되어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판매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만연할 때, 죽어가는 환자에 신약을 써볼 수는 없을까? 1988년 미국에서 AIDS가 만연할 때 여러 가지 신약이 개발되었는데 신약의 개발, 평가, 그리고 판매의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임상시험 개발과정 중에 환자에게 시험약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을 승인하였다. 이렇듯 임상시험과 관련된 규정은 계속 발전되어 왔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험자의 보호이므로 모든 피험자의 임상실험 참여 동의서를 받게 되어 있다. 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시행하였다 하더라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반드시 보고를 하게 되어있고, 또한 연구의 결과를 분석할 때 제대로 통계적 검토가 이루어 졌는지 조작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는지 등이 제대로 조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의무이자 양심에 해당한다. 필자 같이 수술하는 사람들로 마찬가지로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오게 조작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얻기가 참을 힘들다. 중국에서 수많은 논문이 나오지만 우리는 신뢰를 잘 못하는 이유가 그 결과가 조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이 고쳐지기 까지는 수 십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과학자는 양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류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의학분야에서는 윤리적 건전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예를 들어 한 학자가 임상연구를 계획하고 환자나 다른 건강한 사람에게 직접 시험을 하고자 할 때, 사람에게 사용될 의약품이나, 제품 등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해야 한다. 이것을 감시하는 기관이 바로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Institutional Review Board)이다.
IRB가 발족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보면, 1957년 독일의 그루넨탈 제약회사에서 한 수면제를 개발하였고, 동물들에게 실험한 결과 부작용이 낮은 수면제로 판명되어 자유롭게 판매되었다. 특히, 임산부들에게 입덧과 불면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광고가 주효해서 엄청나게 많이 팔려나갔는데 후에 엄청난 재앙을 불러온 약이었다. 1년 후 가장 먼저 독일에서 손과 발이 매우 짧은 기형아가 태어나기 시작했고, 점차 늘어 유럽에서 약 1만명이 넘는 기형아가 태어났다. 그 원인을 찾지 못하다가 1961년에 한 유전학 교수가 기형의 원인이 탈리도마이드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사람의 태아는 42일 이내에 팔, 다리가 생기는데 이 시기에 탈리도마이드를 복용하면 태아의 사지에 영양을 공급해 주는 혈관이 생기지 않아 100%의 기형이 생기게 된다. 유럽이 기형아로 진통을 겪을 때, 미국에서는 단 17명의 기형아가 태어났는데 그 이유는 FDA의 약품 심사관이었던 켈시 박사가 이 약이 동물에서는 아무런 수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이상히 여겨 쉽게 판매허가를 내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 공으로 케네디 대통령의 표창장을 받았다.
이러한 사건을 기반으로 1964년 세계보건기구는 헬싱키 선언을 통해 임상시험전 IRB가 계획서를 검토하고 사전 승인하도록 요구하는 원칙을 만들었고, 1979년 벨몬트 보고서를 통해 생명의료와 행동 연구의 인간 피험자 보호를 위한 국가위원회가 설립되었고, 인간존중ㆍ이익ㆍ정의라는 세 가지 기본원칙이 만들어 있다. 이로 인하여 신약이 개발되려면 IRB를 통과하여 동물실험과 임상실험을 거친 후 안정성이 검증이 되어야 식약청의 승인을 받아 판매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이 만연할 때, 죽어가는 환자에 신약을 써볼 수는 없을까? 1988년 미국에서 AIDS가 만연할 때 여러 가지 신약이 개발되었는데 신약의 개발, 평가, 그리고 판매의 과정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임상시험 개발과정 중에 환자에게 시험약을 제공할 수 있게 하는 법률을 승인하였다. 이렇듯 임상시험과 관련된 규정은 계속 발전되어 왔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피험자의 보호이므로 모든 피험자의 임상실험 참여 동의서를 받게 되어 있다. 동의서를 받고 연구를 시행하였다 하더라도 부작용이 나타나면 반드시 보고를 하게 되어있고, 또한 연구의 결과를 분석할 때 제대로 통계적 검토가 이루어 졌는지 조작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는지 등이 제대로 조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것이 과학을 하는 사람들이 가져야 할 의무이자 양심에 해당한다. 필자 같이 수술하는 사람들로 마찬가지로 무조건 좋은 결과가 나오게 조작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신뢰라는 것은 얻기가 참을 힘들다. 중국에서 수많은 논문이 나오지만 우리는 신뢰를 잘 못하는 이유가 그 결과가 조작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이 고쳐지기 까지는 수 십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할 수 있다.
과학자는 양심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인류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적이 될 수도 있다.
조성진 순천향대 신경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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